최대규모, 中 위상, 신흥시장 중요성 부각

개막을 하루 앞둔 올해의 보아오포럼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회여서 중국을 포함한 각국과 기업들의 위기 대처 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제위기에도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 규모로 거행되는 이번 대회에서는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중국의 계획이 직간접적으로 공개될 전망이며 각국의 정상과 경제장관, 글로벌 기업의 총수들이 함께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부터 19일까지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 보아오(博鰲)에서 거행되는 이번 포럼의 주요 이슈와 특징, 관전 포인트를 분야별로 정리했다.

◇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개막연설 = 중국의 경제정책을 총지휘하는 원자바오 총리가 이번에 중국을 대표해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에 나선다.

원 총리는 이번 연설에서 금융위기 이후의 중국의 경제상황과 경기회복 추세를 설명하고 중국 정부의 기민하고 효과적인 조치에 대해서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또 각국 정부 및 경제계 지도자들에게 전 세계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호무역주의를 타파하고 각계각층이 같은 배를 탄 심정으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원 총리의 연설은 아울러 중국 정부의 2분기 내지 하반기의 경제정책을 가늠해 볼 기회도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 류밍캉(劉明康) 은행감독위원회 주석 등 중국의 경제분야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하는 만큼 중국의 향후 경제운용 계획 등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 발생 이후 세계무대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어 가는 상황에서 이번 포럼은 중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참석 =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 이번 대회에 참석하는 것도 관심을 끌고 있다.

퇴임 후 80여일간 조용한 행보를 해 온 부시 전 대통령은 18일 밤 특별 만찬을 통해 '미국과 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의 백악관 시절 생활과 앞으로의 계획, 금융위기에 대한 소회 등을 전해줄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번 대회 참석은 특별한 대외 일정 없이 조용한 행보를 보여온 그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며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설 것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 신흥시장의 역할 = 이번 대회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시장 국가가 금융위기를 맞아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혁과 무역 촉진 등의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룽융투(龍永圖) 보아오포럼 사무총장은 "올해 대회를 아우르는 주요 의제는 신흥경제 주체의 역할과 발전"이라면서 "무역투자의 위축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신흥국가들의 노력 등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개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자동차, IT통신산업, 전자 및 유통 등 각 분야의 기업들이 대거 참석해 기업들의 대응방안과 경영전략 등에 대해서도 설명하며 새로운 녹색성장을 주제로 한 분임토의도 개최된다.

◇ 도하라운드 =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8일 오후 열리는 '도하라운드- 위기 속의 전망' 세션에서 도하라운드에 임하는 한국의 입장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는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과 김 본부장,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일본 경제산업상, 안-마리 이드락 프랑스 통상담당 국무장관 등 각국과 기관을 대표하는 중량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각국의 입장을 개진하고 도하라운드의 타결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현재 WTO의 도하라운드 협상은 미국이 신흥국의 추가 개방을 요구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 경제위기 불구 사상 최대 규모 = 올해 대회는 세계 경제위기로 참가자가 줄어들 것이란 주최 측의 우려와 달리 지난해 회의보다도 참석자 수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39개국에서 1천700여명의 대표단이 참가했지만 올해는 국가 정상이 참석하는 나라만 13개국에 공식 등록인원이 2천700여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확대됐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을 비롯해 핀란드, 뉴질랜드, 태국, 베트남, 미얀마, 몽골, 카자흐스탄, 알바니아, 파푸아뉴기니 등 13개국 정상이 참석하며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 라미 WTO 사무총장 등 중량급 인사들도 대거 참가한다.

◇ 양안(兩岸) 경제협력 모색 = 이번 포럼은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는 중국과 대만과의 경제협력을 모색해 볼 수 있는 무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안 관계는 작년 5월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 정부가 출범한 이후 급속히 가까워져 50년만에 처음으로 역사적인 해상 직항, 항공기 정기 운항 및 우편 교류를 개방하며 이른바 '대삼통(大三通)' 시대를 열었다.

대만의 외교부장을 역임한 첸푸(錢復) 양안공동시장기금회 최고고문을 대표로 한 대만 대표단은 회의 기간 원자바오 총리와 회동할 예정이며 '금융위기 상황에서 양안 금융협력'이란 세션에 참가해 중국 측 대표단과 논의를 벌인다.

중국은 최근 대만과 전제조건 없이 양안(兩岸)간 '포괄적경제협력협정(CECA)' 체결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번 회의에서 이 협상과 관련된 논의의 진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