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GM) 작물의 생산 증대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독일 정부가 GM 옥수수의 재배와 판매를 금지하기로 결정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이그너 독일 농업·소비자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의 곡물 메이저인 몬산토의 'MON810'과 같은 GM 옥수수가 환경에 위험을 준다고 믿을 만한 합당한 이유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재배와 판매를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이그너 장관은 "이미 다른 5개 유럽연합(EU) 회원국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EU는 역내에서 'MON810'의 상업적 이용을 허용하고 있으나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헝가리, 그리스, 룩셈부르크 등 5개국 회원국은 이를 금지하고 있다.

아이그너 장관은 "이번 결정이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 과학적 요인들에 근거한 것"이며 "GM 농산물 전반에 관한 결론은 아니다"라며 "GM 농산물에 관한 독일의 전략을 담은 보고서는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각국의 'MON810' 금지 조치의 해제를 설득하고 있는 EU 집행위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독일의 발표 내용을 과학적 근거를 통해 분석한뒤 적절한 후속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걱정하는 과학자 모임(UCS)'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GM 옥수수와 대두가 미국에서 재배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들 작물의 수확량은 거의 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값비싼 GM 기술이 이룬 성과를 엄밀히 평가한 결과 예측가능한 미래에 이런 작물이 세계 식량공급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신뢰감은 거의 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UCS는 지난 1990년대 초부터 발표된 동료비평 연구 보고서들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지난 13년간 미국에서 상업적으로 재배된 GM 옥수수와 대두 품종들이 수확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조사한 결과 "유전자 조작 방식이 전반적인 작물 소출을 거의 증가시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미국에서 재배되는 대두의 90%, 옥수수의 63%가 GM 작물이라고 지적하고 "지난 15년간 옥수수와 대두의 전체 수확량은 크게 늘어났지만 그 대부분은 유전자 조작 특성의 결과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수확량 증가분의 대부분은 재래식 육종법이나 기타 영농방식 개선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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