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파산법인 브랜드 매매 늘어

극심한 경기침체로 도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 업체가 파산법원의 주도 하에 청산된 이후에도 브랜드는 다시 매각돼 새 생명을 얻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년 11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서킷시티가 미국내 모든 매장의 문을 닫았지만, '서킷시티'라는 브랜드와 관련된 권리의 매각을 추진 중이라면서 도산업체의 브랜드 매매가 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서킷시티는 다음 달 11일 경매입찰을 통해 브랜드를 매각키로 하고 파산법원에 승인을 요청했는데, 최소한 650만 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인터넷 PC판매업체인 시스티맥스에 낙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티맥스는 '서킷시티', '더 시티' 등의 브랜드와 관련 웹사이트, 전화번호, 상표권까지 매입할 예정이며, 650만달러 외에 앞으로 30개월간 서킷시티 브랜드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의 1.75%도 제공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티맥스는 작년 1월에도 파산후 청산된 PC 소매업체 'CompUSA'의 16개 점포와 브랜드를 인수했으며, 현재 미국내 4개 주와 푸에르토리코에 2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또 힐코트레이딩 컴퍼니의 한 사업부문인 힐코컨슈머 캐피털과 고든 브러더스의 고든 브러더스브랜드 부문은 파산업체 샤퍼이미지와 린넨스 앤 싱스, 봄베이 등의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매입했다.

힐코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미 솔터는 이들 3개 브랜드를 인수하는데 1억7천500만달러를 투자했다면서 앞으로 5년간 이 브랜드를 통해 연간 10억달러 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NYT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회생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유통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6개월새 기업의 상표권 매매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나 지적재산권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들 브랜드는 이미지 타격을 입지 않은 다른 업체와 경쟁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새로 태어난 브랜드가 성공할지는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