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주요 업종별 구조조정 방향' 보고서

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0개 대표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1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경부는 지난 1월 작성한 `주요 업종별 구조조정 방향' 보고서에서 자동차, 조선, 화학, 철강 등 10개 국내 대표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가 업종별로 종합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금융 충격이 실물경제로 확산되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자동차 5개사 중 글로벌 5대 기업에 포함되는 1개사를 비롯한 3~4개사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ㆍ기아차를 제외하고 GM대우차,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나머지 3개 회사 중 1~2개사는 육성 대상에서 제외해 자연적으로 구조조정되는 쪽으로 유 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그린카를 개발에 역점을 둬 향후 연 1억대 정도로 성장할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1천만대를 차지해 2007년 기준 5.5%의 시장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자동차 생산 대수 기준으로 현재 세계 5위인 한국 자동차 산업을 독일 또는 중국 등을 밀어내고 4위로 올려놓는다는 구상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정부가 자동차산업을 강제적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쌍용차의 경우에도 법정관리 중이기 때문에 의견을 줄 수 있을 뿐이지 그 이상 관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업종에 대해서는 폴리스티렌이나 텔레프 탈산 등 수익성 악화품목을 중심으로 사업교환, 품목별 통합을 지원해 규모의 경 제를 확보하고 품목별 전문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조선산업은 부실 중소 조선사 퇴출에 집중돼, 회생가능성이 낮은 조선소를 신속처리하고 나서 퇴출 조선사 부지는 대형 조선소의 블록공장이나 수리조선소로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퇴출기업 고용인력은 여타 조선업체에 취업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 보고서에 대해 지경부는 "실무선에서 작성된 보고서일 뿐 정부의 공식적이고 확정된 입장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