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기업에 속한 등기임원들의 1인당 연평균 보수가 지난해 12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대표이사진이 작년에 대거 떠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대체로 주요 대기업 등기임원들의 지난해 연봉은 전년보다 다소 늘어났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각 대기업들이 고통분담 등을 위해 임원 연봉을 삭감하고 있어 올해 등기임원들의 보수는 상당폭 줄어들 전망이다.

◇10대 기업 등기임원, 12억여원 받아 =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10대 그룹' 대표 계열사 소속 사내이사들은 1인당 12억1천만여원 가량을 연간 보수로 받았다.

지난해 자산총액 기준으로 10대 그룹은 삼성과 현대.기아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KT, 금호아시아나 등이다.

각 그룹의 대표적인 회사 1곳씩을 뽑아 해당 업체에서 등기한 사내이사 1인당 연간 보수를 합친 금액이 121억2천여만원에 이르므로 평균을 내면 12억1천여만원이 나오는 것이다.

등기된 사내이사의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 전자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사내이사 1인당 연간 보수는 47억원에 이른다.

그 다음으로는 SK텔레콤 등기임원의 연봉이 15억8천100만원으로 2위였고 ㈜GS의 사내이사 연간 보수는 11억4천만원이었다.

포스코가 8억1천400만원이었고 현대차 7억7천800만원, 롯데쇼핑 7억6천722만원, LG전자 7억4천600만원, 아시아나항공 6억4천800만원, KT 5억4천100만원, 현대중공업 3억9천852만원 등 순이었다.

15대 그룹에 속하는 기업들의 경우, 사내이사의 연간 보수가 5억원∼9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두산은 9억9천200만원이었고 한화 7 억6천722만원, 대한항공 6억715만원 등이었다.

◇지난해 연봉 대체로 증가, 올해 감소 전망 =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사내 등기이사들이 대거 회사를 떠나면 서 2007년에 무려 133억원에 이르던 1인당 연평균 보수가 작년에 47억원까지 내려갔다.

이 영향으로 2007년 한 명당 평균 20억 2천여만원에 이르던 10개사 등기임원 연봉이 1년 새 40.1%나 줄어든 12억1천여만원으로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9개사의 등기임 원 1인당 연간 보수 평균액은 2007년 6억9천여만원에서 5.8% 가량 증가한 7억3천여만원으로 나온다.

작년 대기업 핵심 임원들의 보수는 전년보다 다소 늘어난 셈이다.

일례로 포스코 등기임원 보수는 2007년 6억5천500만원이었다가 지난해 24.2% 늘어났다.

롯데쇼핑의 경우, 53.1%나 늘어났고 ㈜GS는 3.6% 증가했다.

반면 불황이 심화된 올해에는 주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일자리 나누기' 등을 위해 임원 연봉을 삭감하거나 임원들이 급여를 자진반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등기이사들의 보수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임원 연봉을 20% 안팎으로 삭감하겠다고 밝혔고 현대.기아차그룹 임원들이 급여를 10% 씩 자진 반납했으며 SK그룹 임원과 사외이사는 연봉 10~20%와 성과급 일부를 스스로 회사에 돌려주기로 했다.

LG전자도 임원들이 직 급에 따라 연봉을 10∼30% 덜 받기로 했고 포스코와 금호아시아나도 임원 연봉의 10% 가량이 올해 삭감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이사 보수한도를 작년보다 200억원 많은 550억원으로 늘린 것은 지난해 이사들이 한꺼번에 퇴직하면서 지급하지 못한 퇴직금을 올해 주기 위한 것"이라며 "임원 연봉을 20% 내외로 삭감하기로 했기 때문에 실질 지급분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