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도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가 바닥을 지났다"는 입장과 "반짝 상승일 뿐 침체는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 있는 상황이다.

낙관론자들은 개인소비지출 증가와 구매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반등 등을 감안할 때 미국 경제가 조만간 바닥을 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무사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는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이 결국 효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며 "상당히 탄력적인 회복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최근 "미 경제의 자유낙하가 조만간 멈출 것"이라며 "앞으로 수개월 안에 경제위기가 끝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반면 배리 아이켄그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경제학 교수는 "미국의 경기 침체 상황은 대공황 초기 9개월에 겪었던 것만큼 심각하다"며 "대공황은 4년간 지속됐고 공황이 지난 뒤에도 또 다른 경기 침체가 찾아왔다"고 지적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 교수도 "미국 경제는 올해 내내 위축될 것"이라고 했으며,세계적인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미국 경제가 3,4분기에 회복세로 반전되지 않을 것이며 침체가 상당히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경기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바닥을 지났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전망을 놓고는 엇갈린다. "4분기에 10%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일본 노무라증권)이라는 측과 "낙관론을 말하긴 아직 이르다"(중국사회과학원)는 주장이 맞서 있다. 앞으로 중국 경제가 'V'자 상승을 할 것이냐 아니면 'L'자로 기어갈 것이냐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는 것이다. 3월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7.1% 감소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32.8% 증가했다. 작년 11월 이후 첫 증가세다. 원자바오 총리는 "3월 공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8.3% 늘어나는 등 모든 숫자가 기대했던 것보다 좋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칭웨이 홍콩 중국경제연구소 박사는 "지표 호전은 일시적인 것이며 중국 경제는 상승 궤도에 올라타지 못 했다"며 "종합적인 추가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욕=이익원/베이징=조주현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