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수정해서 내놓은 '2009년 경제전망'은 두 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나는 지난해 4분기 최악으로 고꾸라진 경제가 올해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다른 하나는 그렇다고 해서 올해 경제가 바닥을 치고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로 -5.1%.같은 전기 대비 기준으로 올 1분기엔 0.2%,2분기엔 0.5%로 미세하나마 플러스가 될 것이라는 게 한은 전망이다. 또 상반기는 0.4%(작년 하반기 대비),하반기는 0.9%(올 상반기 대비) 성장해 최악에선 탈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인 2007년의 전기 대비 기준 분기별 성장률 1.3~1.5%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해 내내 낮은 수준에서 옆으로 기는 모습이다.

한은은 내년에 대해서도 그다지 밝지 않게 보고 있다. 일단 글로벌 교역 확대에 힘입어 내년 성장률은 3.5%가 가능할 것이며 내년 하반기께엔 경기회복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그러나 "올해 2%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한 뒤 3.5%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잠재성장 등에 비해 상당한 격차가 존재할 것"이라며 "경기회복 속도가 매우 느려 피부에 와닿게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경기저점 또는 바닥론에 대해서도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김 국장은 "저점 개념은 바닥에서 다시 올라간다는 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데 지금은 바닥에서 빠르게 올라가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저점의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분기별 성장률이 1% 이상으로 높아진 상태가 이어지고 성장률도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 와야 각 경제주체들이 경기회복을 체감할 수 있는데 이는 내년까지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고용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한은은 예상했다. 올 한 해 취업자 수는 13만명 줄어들 것이란 게 한은의 관측이다. 그나마 정부가 추경을 편성해 이 정도로 막는 것이며 추경이 없었다면 30만명까지 줄어들 것이란 게 한은의 관측이다. 이를 분기별로 나눠보면 상반기가 전년 동기 대비 17만명 감소,하반기가 9만명 감소다. 상반기 중에선 1분기가 14만명 감소,2분기가 19만명 감소로 2분기 고용사정이 최악이 될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수출이나 내수 모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수출은 통관기준으로 작년보다 20.6%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수입 감소율은 25.8%로 수출 감소율을 크게 웃돌아 상품수지는 25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80억달러로 전망됐다. 내수 부문에서도 민간소비는 2.6% 감소하며 설비투자는 18.0%나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건설투자의 경우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 등으로 1.8% 증가할 전망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