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위기를 겪고 있는 자동차업계 지원을 위해 1만7000대가 넘는 관용차를 미국산으로 구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성명을 통해 미 조달청(GSA)이 오는 6월1일까지 연료 효율이 높은 신차 1만7600대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자금 중 2억8500만달러를 동원,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로부터 고연비 차량을 구입하게 된다. 이 가운데 2500대는 하이브리드카다. 미 정부는 또 자동차업계의 기술 개발을 돕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버스 및 하이브리드 버스,전기자동차 구입에 1500만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관용차를 신형 고연비 차량으로 교체함으로써 매년 492만ℓ의 연료 절감과 1만1800여t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동차 수요를 늘리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고연비 관용차 구매를 결정했다"면서 "이번 조치는 단지 첫 단계에 불과하며,자동차업계를 돕기 위해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확신을 계속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미국산 차 구매 계획은 경기부양에 미국산 철강제품만 사용하는 '바이 아메리칸' 정책에 이어 또다시 보호주의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 1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에게 합법적인 이민자 자격을 주는 대신 벌금을 물리는 방안을 골자로 한 이민법 개혁을 오는 5월부터 추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