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北붕괴상황 등 변수 대입
미.러 견제속 중국 최종승자 결론


국제적인 금융위기로 글로벌 경제패권을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최근 경제전쟁을 가상한 워게임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9일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3월17일부터 이틀간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연구소가 운영하는 메릴랜드 로렐 소재 전략분석연구소에 헤지펀드 매니저와 교수, 투자은행인 UBS 경영자들을 초청, 세계 주요 경제국들 간에 힘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시나리오들을 가정해 워게임을 실시했다.

이번 워게임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동아시아, 그 외 국가들로 팀을 5개로 나눠 실시됐다.

워게임 참여자들은 북한의 붕괴, 러시아의 천연가스 시세조작, 중국과 대만간 양안관계 긴장 고조 등 세계경제에 재앙을 초래하는 일련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가정해 워게임을 진행했다.

이들은 어떤 나라가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게 돈을 빌려주려고 하고, 각 그룹이 다른 그룹과 어떻게 관계를 형성하려고 하는지, 북한이 그냥 무너지도록 내버려 두는 나라는 어디인지를 분석함으로써 세계경제 권력 지형도 변화에 주목했다.

워게임 마지막 날인 이틀째 종반에 최종 승자는 중국으로 판명이 났다.

미국과 러시아는 너무 많은 견제를 해 서로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중국이 어부지리를 차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워게임 내내 세계 경제 최강국의 지위는 유지했지만, 러시아와의 금융시장에서 충돌로 지위가 약화됐고 중국은 워게임 전 과정에 걸쳐 경제적인 지위를 강화시켜 나갔다고 워게임 참가자들이 전했다.

또 이번 경제 워게임 실시는 펜타곤이 9.11테러 이후 미국에 대한 위협을 일반적인 전쟁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도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모펀드 전문가인 폴 브라켄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것은 분쟁의 성격이 달라지는 하나의 예"라면서 "이번 워게임의 목적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각해야 할 문제를 찾아내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가상경제 워게임 결과, 매우 중요한 두 가지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첫 번째는 미국이 금융시장 관리와 총을 가지고 싸우는 전쟁을 통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중국이 결코 미국의 달러를 팔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에 의문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켄 교수는 미국은 해군을 동원해 이란을 봉쇄하고 규제조치를 통해 경제전쟁을 수행하고 있지만 두 가지 활동에 조정이 충분치 않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중국이 미국 달러를 투매하면 자신들도 달러가치 폭락에 따른 피해를 똑같이 보기 때문에 달러를 팔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이 대세지만, 중국의 경우 달러 보유와 매도 중간의 대안도 있음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