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배럴당 50달러 넘어

웰스파고의 예상 밖 실적 호전에 주가 급등,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감소 등의 영향으로 경기 회복과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면서 9일 국제유가가 6%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2.86달러(5.8%) 오른 배럴당 52.24 달러에 마감돼 50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로써 WTI 가격은 올 들어 17% 상승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날 종가보다 2.27달러(4.4%)나 오른 배럴당 53.86 달러에 거래됐다.

유가는 정부가 발표한 원유재고 증가 폭이 예상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이날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경기 회복 기대를 부추기는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점차 상승폭이 커졌다.

이날 주가는 웰스파고 은행이 예상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한 데다 19개 대형 은행들이 재무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모두 통과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8,000선을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의 실업자 수가 600만명에 육박하는 등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지난주 신규수당을 신청한 사람 수는 전주보다 2만명이 줄어드는 등 감소세를 보인 점도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특히 전날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에야 경기가 미미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는 암울한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날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로런스 서머스 위원장이 미국 경제의 '추락'이 수 개월내에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 에너지부는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165만 배럴 증가한 3억6천110만배럴로 1993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 석유협회(API)가 예상한 증가폭 694만 배럴을 넘어서는 수치다.

휘발유 재고는 65만6천 배럴 증가한 2억1천740만 배럴을 기록했고, 정제유 재고는 335만 배럴이 떨어져 1억4천80만 배럴이었다.

컨플루언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빌 오그래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전반적으로 이 수준의 가격을 용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킵 켈릴 알제리 석유장관은 전날 "가격이 약 50달러인 지금 수준에 머물거나 또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이는 좋은 일"이라면서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 가격은 4월 인도분이 전날보다 2.60달러(0.3%) 떨어진 온스당 882.20달러로 마감됐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