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이어 노트북PC 시장에서도 경쟁자를 쓰러뜨리기 위해 출혈 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치킨 게임'이 재연될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세계 3위 노트북업체인 대만 에이서가 경쟁사 동급 제품의 절반가에 신제품을 내놓아 세계 노트북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에이서는 조만간 신형 슬림 노트북인 '울트라 신' 시리즈를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소니 후지쓰의 절반 가격에 선보일 계획이다.

왕전탕 에이서 회장은 "배터리로 8시간 동안 작동되며 가볍고 휴대하기 편한 슬림형 제품을 1000달러(약 133만원) 미만에 판매할 것"이라며 "이는 경쟁사의 비슷한 사양 제품이 2000달러대에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에이서는 올해 수출의 30%가량을 '울트라 신' 시리즈가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이서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기회 삼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 30여종의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슬림 노트북 시장은 지난해 애플이 최저 1800달러 가격의 '맥북에어'를 선보이면서 시장이 본격화됐다.

왕 회장은 "2년 후에는 수백달러 가격대의 '슈퍼 슬림 노트북'이 전체 노트북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며 "올해 에이서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현재 12%에서 15%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