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 비용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줄인다는 자녀 교육비.그렇지만 지난해 기준 18조7230억원으로 8년 만에 세 배 이상 늘어난 사교육비 부담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최근 상황과 맞물려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중 · 고교 납입금이나 대학 등록금 등 공교육 관련 지출도 늘어나고 있어 사교육비를 뭉텅이로 줄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교육 전문가들은 사교육비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에듀 테크(edu-tech)'만 잘해도 자녀의 성공적인 진학 지도를 이뤄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다섯 가지 해법'을 정리했다.

◆인터넷 강의

인터넷 강의를 하는 중 · 고교 이러닝 사이트에서는 회원 가입만 하면 무료로 볼 수 있는 기획 특강들이 많다. 과목별로 중요 개념이나 학생들이 취약한 단원의 개념을 정리한 강좌,교과서 이외의 내용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룬 기획 강좌 등은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공짜는 싸구려라는 생각을 버리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이런 강좌들을 틈틈이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유료 교육사이트 가운데서는 서울 강남구가 운영하는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edu.ingang.go.kr)'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만하다. 연회비 3만원으로 강남 지역 유명 입시학원의 강사는 물론 인터넷 강의 스타강사,특목고 현직 교사 등 110명 전문가들의 7500여 강의를 1년 내내 수강할 수 있다. 강좌별로 수강료가 각각 부과되지 않는 데다 과목이나 학년에 상관없이 모든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패키지 강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온라인 교육업체에서는 1개월,3개월,6개월,1년 등 일정 기간 해당 사이트의 모든 강좌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들을 제공하고 있다.

한 강좌만 들으면 보통 6만~7만원,많게는 10만원이 넘는 돈을 내야 하지만 패키지 상품을 활용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본인이 듣고 싶은 강의를 마음껏 들을 수 있다.

예컨대 교육업체 대성마이맥(www.mimacstudy.com)의 '마이맥 VIP 서비스'는 월 10만원의 가격으로 정해진 기간 내에 대성학원 유명강사들의 수능 · 내신 · 논술 1600여 강좌를 무제한으로 수강할 수 있다. 외국어 교육 브랜드 로제타스톤은 영어 프로그램을 수강하면 일본어와 중국어를 온라인으로 공부할 수 있는 1개월 수강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있는 학습 관련 커뮤니티도 훌륭한 가정교사가 될 수 있다. 네이버의 '수만휘',다음의 '중등고등 공부해볼까' 등 회원이 많은 커뮤니티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뿐만 아니라 수능이나 내신 등 과목별로 잘 정리된 자료,기출문제,스타강사들의 강의도 심심치 않게 얻을 수 있다. 회원 수가 많다 보니 사교육업체 측에서도 커뮤니티와 제휴를 맺어 회원 대상 체험 이벤트나 무료 강좌 제공 등의 이벤트를 자주 실시한다.

단점은 이것저것 뒤적거리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자료와 정보,후기 등이 쏟아지기 때문에 학생 본인이 필요한 것을 걸러 활용하겠다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방과후 학교

일선 학교에서 수업이 끝난 후 진행하는 방과후 학교의 질이 학원만큼 높고 수강료는 훨씬 싸 참여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강남교육청이 지역 내 10개 중학교에 도입한 '거점 방과후 학교'는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수업을 진행한다. 해당 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인근 학교 학생들도 수강할 수 있다. 중 · 고교 교사와 미국 명문대 출신 박사,EBS 강사 등이 강사로 나서 수업의 질이 높은 반면 수업료는 월평균 3만1700여원으로 서울지역 학원 평균 수강료(11만5700원)의 30% 미만이다.

올해부터는 개원초 대곡초 일원초 역삼초 등 13개 초등학교에 '방과후 영어 거점학교'도 마련됐다. 김경회 서울시부교육감은 "강남의 사례를 본받아 다른 지역 10개 지역교육청별로 2곳씩 모두 20곳의 중학교에 거점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며 "강좌당 인원은 15명 안팎으로 학생 수준에 따라 다르게 운영되므로 그룹과외를 싸게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품앗이 교육

교육 홍보 및 컨설팅 업체인 에듀피알의 남세현 대표는 "뜻있는 엄마들끼리 뭉쳐 품앗이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엄마표 교육'이 유행하고 있다"며 "사교육비도 들지 않고 자녀를 직접 가르치며 교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품앗이 교육은 그룹을 이룬 엄마들끼리 각각 담당 과목을 정해 자녀들을 돌아가며 가르치는 방식이다.

같은 동네에 살기 때문에 이동도 편하고,남의 아이를 가르치되 그 아이의 엄마가 내 자식도 가르친다는 점에서 누구도 소홀히 하지 않고 정성껏 가르치게 된다. 아이 역시 부모끼리 친하고 또래의 친구들과 매일 마주치며 함께 공부할 수 있어 학습효과도 높다.

그러나 저마다 교육 목표와 성향이 다를 경우 분쟁이 빚어지고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품앗이에 나선 엄마들끼리의 충분한 대화와 공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이들끼리 싸우거나 특정 아이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신뢰에 금이 가고 품앗이가 깨지기 쉽다.

◆스스로 공부하기

공부는 누가 시킨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학습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의 적성을 파악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 실제로 명문대에 진학한 상위 1% 학생들은 공부 목표가 뚜렷하고 자신만의 공부 전략으로 주어진 시간과 환경을 효율적으로 관리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학원 강의나 인터넷 강의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신만의 페이스로 학습에 전념했다는 뜻이다.

교육컨설팅업체 TMD교육그룹의 고봉익 대표는 "먼저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생각해 보고 구체화했을 때 학습에 대한 동기 부여를 받아 공부하는 데 힘을 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적을 과목별로 분석해 취약과목과 단원을 파악하고 잘못된 공부 습관과 공부 환경은 없는지도 생각해 고쳐야 한다.

와이즈멘토 에듀플렉스 TMD교육그룹 등 컨설팅업체를 통해 학생에 대한 적성검사 등을 받고 가장 알맞은 학습법에 대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컨설팅업체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공부하면서 자기만의 공부법을 찾아야 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