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보다 적극적인 회사채 매입이 기업 자금 사정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금리 스프레드 격차 확대와 금융정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연이은 정책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회사채 금리간 격차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회사채 수요가 꽁꽁 얼어 붙으면서 단기 금리 인하가 장기 금리 인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채권 금리는 사고자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내려 간다.

회사채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우선 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사채 발행이 늘었다. 반면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을 선호해 회사채 매입을 꺼리는 분위기. 수요에 비해 공급이 지나치게 늘어나 채권값이 떨어질(채권금리가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게다가 금융회사는 건전성 강화라는 명목하에 기업대출을 줄이고 있다. ‘기업 대출 감소→ 기업 자금사정 악화 → 회사채 발행 증가 → 채권 금리 상승 → 기업 금융비용 증가 → 기업 자금사정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정부가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진단했다. 대신 △채권시장안정펀드 확대를 통항 회사채 유동성 흡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같은 한시적 정책 도입 △금융기관의 건정성 강화를 통한 중기 대출 확대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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