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사용시점 낮 11∼12시..최대부하 여름과 같아

우리나라의 겨울철 전기사용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다.

상식적 판단과 달리 낮 11∼12시에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가하면 경기침체에도 전력사용량은 오히려 늘고 겨울철 최대전력이 여름철 최대전력과 맞먹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일 전력거래소의 '동계 난방부하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7∼2008년 겨울철부터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간대가 오후시간대에서 낮 11∼12시로 옮겨졌다.

과거 10년 이상 기간에 걸쳐 겨울철 최대전력이 발생하는 시간대는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는 오후 6∼7시 또는 심야 전력기기가 가동되는 밤 10∼11시였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변화다.

경기침체로 발전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겨울철 최대전력은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2008∼2009년 겨울철의 최대전력은 지난 1월12일 낮 12시에 발생한 6천265만kW로, 전년의 겨울철 최대전력보다 2.8% 증가했다.

하지만 최대전력 발생과 어울리지 않게 올해 1월 발전량은 지난해 1월보다 4.3% 줄었고 특히 산업용 전력사용량은 11.2%나 급감했다.

또 이 때 최대전력은 정부와 한국전력이 냉방용 전기사용량 급증에 대비해 수요관리에 들어가는 여름철 최대전력이 발생했던 지난해 7월15일 오후 3시의 6천279만4천kW의 99.8%로, 사실상 같은 수준이었다.

전력거래소는 전력사용 행태의 확연한 변화 원인을 낮 시간대 난방부하, 특히 상업용 난방부하에서 찾고 있다.

2007년 이후 지속된 고유가로 난방용 연료인 등유나 가스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전기 난방기기 사용이 급증했다는 게 거래소 측의 분석이다.

경기침체로 전체 전력 사용량은 지난해 11월 이후 월별로 마이너스 증가를 계속하고 있지만 상업용 전력 사용량은 2∼6%대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난방용 등유 사용량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주택용 전력 사용량은 지난해 12월 전년 동기대비 0.1% 늘었고 올해 1월에도 5.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력 사용행태 변화에 맞춰 전기요금의 계절별, 시간대별 요금제도를 조정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행 요금제는 겨울철의 경우 오후 7시에 최대전력이 발생하는 과거 패턴을 반영해 이 시간대 요금을 높게 설정하고 있고 일반,산업용 전력요금은 여름철에 더 비싸게 책정돼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측은 "현재 여름철에만 시행되는 수요관리 프로그램을 겨울철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겨울철 난방부하 급증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전기 난방기기의 보급실태 및 사용행태에 대한 기초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