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와인 소비가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크게 줄어들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급증 추세를 보이던 와인 소비가 작년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집계됐다고 국제와인기구가 7일 밝혔다.

이 기구가 공개한 잠정 집계에 따르면 2008년 전 세계 와인 소비량은 2억4천300만 헥토리터(64억 갤런)로, 전년의 2억4천500만 헥토리터에 비해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의 주요 와인 생산.소비국으로 꼽히고 있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에서의 와인 소비는 일제히 떨어졌다.

반면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의 와인 소비량은 다소 늘어 유럽에서의 감소를 적잖이 상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미국에서의 와인 소비량은 작년에 처음으로 이탈리아 와인 소비량을 제쳤다.

미국 소비량은 2천730만 헥토리터였으며 이탈리아는 2천600만 헥토리터에 그쳤다.

소비 뿐만 아니라 와인 생산량 자체도 크게 늘어나지 않았으며, 이런 추세는 특히 유럽에서 두드러졌다.

아르헨티나, 칠레, 남아프리카,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 신대륙 와인의 수출량은 작년에 30%로 증가했다.

이는 2001∼2005년 평균 23.3%에 비하면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국제와인기구의 페데리코 카스텔루치 사무총장은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 경제위기가 와인 소비를 하락시킨 주 요인"이라며 "소비자들이 경기침체에 따라 지갑을 닫고 와인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