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중 기업인들이 문화교류의 새로운 일화(이야기)를 계속 써내려가기를 바랍니다. "

리창춘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65)은 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등 경제 4단체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물처럼 소리 없이 만물에 스며드는 문화가 정치 경제 사회의 발전과 융합하며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공산당 서열 5위로 여론과 이데올로기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당총서기로 오른 2002년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에 임명된 4세대 테크노크라트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 90% 이상의 뉴스를 관영 신화통신에서 받도록 한 '여론통일' 정치도 그의 작품이다. 1995년 이후 14년 만에 방한했다는 그는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으러 동쪽으로 보냈다는 쉬푸 선생과 중국에서 공부한 신라시대 최치원의 사례를 들며 "2000년에 걸친 양국 문화교류가 동방문명은 물론 세계문명 발전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강조했다.

"한 · 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조속히 가동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그는 "세계가 100년 만의 금융위기를 맞이한 상황이 양국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 상무위원은 이어 "양국 간 FTA 산 · 학 · 관 공동연구를 가속화해야 한다"며 특히 에너지 통신 금융 물류 환경보호 등 새로운 투자협력 분야를 발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함께 "한국 기업들이 중국 중서부 및 동북 3성의 사회간접자본과 생태환경 건설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며 "실력 있는 중국 기업의 대(對) 한국 투자도 장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 기업이 협력해 세계 시장을 공동 개발하자는 제안도 했다.

리 상무위원은 또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자동차와 주택판매 감소세가 멈추고 고정자산 투자도 26.5%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8% 성장률과 900만개 일자리 창출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확신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