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경기침체로 '저가격', '저비용', '저연비'가 특징인 경자동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6일 일본 자동차판매 관련 협회 등에 따르면 2008년도(08.04-09.03)의 차종별 신차판매 랭킹에서 상위 1-3위를 경자동차가 독차지했다.

이 가운데 스즈키의 '왜건R'이 20만8천대로 전년도에 비해 7% 줄었으나 5년 연속 수위를 지켰으며, 다이하쓰의 '무브'가 3% 줄어든 19만3천대로 2위를 차지했다.

또 다이하쓰의 다른 경차인 '탄토'는 16만대로 전년도에 비해 무려 40.6%가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의 연도 하반기에는 경자동차가 전체 판매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0.9%로 전년동기에 비해 5%포인트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경차의 인기가 높은 것은 불황으로 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가격이 싼데다 세제 우대 등으로 유지비가 저렴하기 때문으로, 앞으로도 불황이 지속될 경우 경차 선호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차 이외의 등록차 부문에서는 혼다의 '휘트'가 전년도에 비해 2.7% 증가한 15만2천대로 1위에 올랐다.

휘발유 1ℓ로 24km를 주행할 수 있는 연비 성능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휘발유 1ℓ로 21.5km를 달릴 수 있는 도요타자동차의 '팟소'와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도 판매대수가 전년도 보다 늘어나 저연비차에 인기가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고도성장기인 1966년에 발매돼 대중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도요타의 '캐롤라'는 15.1%가 감소한 12만2천대로 전체 차종에서 5위에 그쳤다.

한편 경기악화로 부유층이 주로 구입하는 수입차도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에 따르면 작년도의 외국 메이커의 국내판매대수는 총 17만6천723대로, 전년도에 비해 22.2%가 줄었다.

이는 작년도 일본 국내신차판매대수 감소폭(15.6%)보다 큰 것이다.

(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