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지난 1분기 1500억원가량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6일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경우 16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리고 경남, 광주은행까지 전 계열사가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안다"며 "이 중 금융지주가 발행한 후순위채 등의 이자비용을 빼면 순익 규모는 15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의 깜짝 실적이 현대건설과 현대종합상사 등 보유주식 매각에 따른 특별이익이 발생한 데다 구조조정과 관련된 충당금을 지난해 4분기에 충분히 반영시킨 결과로 보고 있다. 신영증권의 경우 우리금융이 107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우리은행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자본확충펀드 지원도 이러한 실적악화를 감안한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96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하반기 금융위기 여파로 3분기 순익이 1570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4분기에는 665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구용옥 대우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수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당기순이익이 1000억원 이상이면 시장전망을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결산이 끝나지 않은 만큼 정확한 숫자를 확인하기는 이르다"면서도 "회계처리 방침상 순이익을 늘리기 위해 충당금을 재량범위 내에서 낮게 쌓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측도 건설 · 조선사 구조조정 대상업체에 대한 충당금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쌓는다는 게 내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을 비롯 국민과 신한 등 대다수 시중은행들이 순이자마진(NIM)의 감소와 대손충당금 부담에도 불구,흑자를 실현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은행의 실적악화에 따른 시스템 붕괴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은행별로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자산매각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등 시장상황 악화에 대비해왔다"며 "중기대출 만기연장에 대한 전액 보증 등 정부의 지원도 수익성 악화를 완충시키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심기/김인식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