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북한의 로켓 발사 강행이 또 하나의 대형 악재로 이어지지 않을까 긴장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가뜩이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문 취소 등 더 큰 악영향이 뒤따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통일부에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방북 인원을 최소화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한 의류업체 대표는 "개성공단 현지 잔류 인원을 최소화하면 공장 관리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갑자기 인원을 줄일 경우 현지 공장 인원들이 동요할 수 있는 만큼 정부 방침을 따라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북측의 로켓 발사가 개성공단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만큼 기업들은 개성공단 폐쇄나 통행 중단과 같은 극단적인 사태는 닥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임동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사무국장은 "당장 개성공단의 제조활동이나 통행이 중단되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기업들도 정상적인 경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대북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아산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담담하게 반응하면서도 지난해 금강산 총격 사태 이후 꼬일대로 꼬인 남북관계에 북한의 로켓 발사 사태까지 겹친 데 대해 난감해하고 있다. 특히 대북 관광 재개의 '마지노선'으로 정한 4월이 되자마자 로켓 발사가 감행돼 더욱 난처해졌다.

재계도 국내 경기 회복과 남북 경협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이 최근 주가가 상승하면서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북한의 이번 도발 행위가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우리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동시에 국내 투자나 무역 활동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는 남북관계 악화로 제자리 걸음을 해 온 남북 경협 사업이 더 이상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조심스레 추진돼 온 종합상사들의 '3자 무역' 사업이나 포스코의 무연탄 도입,대우조선해양의 조선소 건설,중소기업들의 제품 수출 사업 등도 흐지부지될 공산이 커졌다.

한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의 항공기들은 로켓 발사 당시 일본 미주 하와이 노선에서 로켓 발사로 인한 위험 구역을 피해 전편 우회 항로를 이용하면서 정상 운항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8일까지 위험지역을 피해 우회 항로를 이용할 방침이다.

이정선/장창민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