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희 대한항공 총괄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유가가 떨어졌어도 환율이 아직 높아 올해 흑자 전환에 대한 전망 자체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부채의 환차손뿐만 아니라 관광객 감소에 따른 부담 탓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달성했으나 환율 상승으로 1조9579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올 1분기에는 탑승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다.

이 사장은 "최근 환율이 조금 떨어졌다고는 하나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환율은 여전히 높다"며 "관광객 수요가 많이 줄어 흑자 전환 여부는 환율 상황을 좀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경영계획을 세우면서 기준 환율을 달러당 1200원대로 예상했다. 환율이 100원 상승하면 이익은 2000억원 줄어드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최근 들어 환율 관련 비상점검반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 사장은 그러나 "고환율이 전부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며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작년 말 크게 줄었던 수출 화물 운송 수요가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수출기업들의 화물 운송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라며 "미국 서던에어에서 빌린 화물기 3대를 반환한 것을 빼고는 화물기 수를 더 이상 줄이지 않고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늘고 있어 국내에서 나가는 관광객 수 감소에 따른 손실을 상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