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더블 딥 가능성" vs "먼저 회복부터" 논란

미국 경제가 곧 회복될 것이라는 사인이 있지만 경기회복이 인플레이션과 새로운 침체 이른바 더블 딥(double-dip)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NN머니는 2일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경기회복을 기대 이상으로 앞당길 수 있지만 좋아할 일만은 아니며 인플레이션과 또다른 침체를 부를 수 있다고 밝혔다.

민간 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의 바트 반 아크는 "미국이 지나치게 빨리 회복된다면 2010년에 새로운 침체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두가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는 마당에 지금 인플레이션을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반 아크는 더블 딥의 가능성은 작지만 과거에 그런 전례가 있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1980년대에 그랬다고 지적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그렇게 억지스러운게 아니라고 강변했다.

지난 수개월간 랠리 이후 미 달러화는 최근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화는 3월초이래 유로화 대비 5% 절하됐다.

달러화 약세로 상품가격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월 중순 배럴당 34달러 하던 원유가격이 지금은 52달러로 올라섰고 옥수수, 콩 선물가격은 지난달에 10% 올랐다.

샌안토니오에서 25억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글로벌 인베스터의 존 데릭은 약달러와 상품가격 상승을 걱정하는게 지나친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같은 성장이 기대되는 신흥시장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상품수요가 촉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저금리도 인플레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이후 거의 제로금리 상태다.

FED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FED가 돈을 찍어내 인플레를 촉발시킬 수 있으며 인플레를 잡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올릴 경우 새로운 침체를 부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머크 뮤추얼펀드의 액셀 머크 사장은 "재정 및 통화정책이 강제적으로 하지만비효과적으로 진행되면서 거대한 인플레이션 위험이 닥칠지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카고의 선물옵션 중개업체인 MF 글로벌의 존 브래디는 인플레가 임금상승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인플레가 수년간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구직시장을 보라. 어디에 인플레 압력이 있는냐"고 반문했다.

또 FED에 대해서도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침체가 금융위기에서 비롯됐고 금융부문이 회복되지 않으면 경기회복 기대는 어렵다면서 FED가 제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FED 내부에서도 이견이 돌출되고 있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최근 한 연설에서 중앙은행이 (인플레 문제가 발생하면)금리를 올리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FED의 또다른 멤버이자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장인 찰스 플로서는 잠재적인 정치적 압력 때문에 그게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ED가 침체가 끝났다는 점이 명확해지기 전에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다면 의회나 백악관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우려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플로서의 지적은 놀랍다.

하지만 존 데릭은 인플레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 핵심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플레가 근심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경기가 회복돼야하기 때문이다.

그는 "인플레 걱정은 정당하지만 지금 당장 더 크게 걱정해야하는 것은 경제를 정상궤도로 되돌리는 것"이라면서 "더블 딥을 걱정하기 전에 먼저 회복부터 하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