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 사업에 협력하기 위해 올 들어 은행들이 인턴을 대거 채용했지만 '중도 이탈'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단순 업무와 불안정한 위치에 실망해 떠나는 인턴들이 적지 않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440명을 인턴사원으로 선발했지만 2일 현재 300명만 근무 중이다. 일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32%가 중도에 짐을 싼 것이다. 3월 초 6개월 근무 조건으로 506명의 인턴을 뽑았던 하나은행의 경우 21명이 그만뒀다. 2월 초 190명을 선발했던 국민은행은 지금까지 12명이 빠져나갔다. 우리은행은 당초 300명을 채용했지만 합숙교육에 33명이 불참해 현재 267명이 연수를 받고 있다.

산업은행은 100명을 뽑았으나 78명만 출근하고 있고 200명을 선발한 기업은행도 연수 과정에 173명만이 참여했다. 45명을 채용한 한국수출입은행에선 3명이 떠났다. 중도에 이탈한 인턴은 대다수가 새 직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나간 사람 중에 60%는 다른 직장을 구한 것으로 추정되며 10%는 대학원에 진학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중도 하차한 인턴 중 10명이 다른 회사에 취직했고 2명은 대학원에 입학한 것으로 파악했다. 수출입은행에서 떠난 3명 역시 다른 기업의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문제는 비정규직인 인턴직에 실망하거나 불안을 느껴 떠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인턴들이 은행에서 맡는 일은 대부분 복사나 서류정리 등의 단순 업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도 몇 개월 후 떠나버릴 인턴들에게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돈'과 관련된 중요한 업무를 맡기기를 꺼리는 게 현실이다.

강동균/유창재/유승호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