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 · 미FTA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면서 17대 국회부터 끌어온 비준안 처리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한 · 미FTA 비준안은 지난 12월18일 한나라당이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기습 상정한 이후 106일째 낮잠을 자고 있다. 2월25일 한나라당 주도로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지만 민주당은 절차상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준 시점을 두고 여야 간 입장차가 워낙 커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다.

한나라당은 외통위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전시켜 4월 국회에서는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협상을 요구하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서도 조기 비준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외통위 위원장인 박진 의원도 상임위에서 협의처리한 후 4월 중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4월 강행처리만은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 논의 과정을 살피면서 신중히 검토하자는 주장이다.

지난달 외통위 여야 간사들은 4월 중 협의처리에 뜻을 모았으나 민주당 지도부의 제동으로 무효화됐다. 여야는 이에 앞서 지난 연말 '한 · 미FTA비준안은 미 정부 출범 후 이른 시일 내 협의처리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