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상시 구조조정이 일반화되고 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인생 2막'에 접어드는 중장년층이 구직 전선에 다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중장년층에게 걸맞는 일자리는 부족하고 한정돼 있다. 기업에서도 고령자들보다는 활동적이고 국제적 감각을 갖춘 30대 이하의 젊은 인력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40~50대 이상의 고령층은 고급 인력조차 설 자리가 좁은 것이 현실이다.

취업정보사이트 인크루트는 일 '중장년층 재취업 전략 6계명" 자료를 통해 중장년층의 성공 재취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2일 "중장년 이상의 고령층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 초조한 마음에 서두르기 쉬운데 근무조건을 따지지 않고 대충 취업했다가는 금방 다시 그만두게 된다"며 "서두르지 말고 명확한 목표를 세운 후 차분하면서도 꼼꼼하고 합리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리적 안정 유지하라
실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의기소침해질 수 있다. 몇 번 재취업에 도전하다 실패하는 횟수가 늘게 되면 어깨가 처지고, 자신감을 잃고 자책하며 취업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어야 합리적인 판단과 체계적인 준비도 가능하다. 거기에 자신감과 열정을 더해야 한다. 경력자의 경우 자신의 경력사항을 토대로 자신감을 갖고 자신이 재취업하고 싶은 기업을 직접 두드려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취업하고자 하는 회사에 자신의 업무 경력과 관련해 연결고리를 만들고 직접 채용담당자에게 면접요청을 해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도 있다.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은 재취업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또 실직기간이 길어질수록 생활리듬이 깨질 수 있는데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자신의 경력사항과 강점, 지인, 동창들의 연락처 등을 정리할만한 노트를 만들어 구직 과정을 기록하는 취업일기를 작성하면 재취업에 도움이 된다.

◆아웃플레이스먼트 활용하라
현재 회사에 몸담고 있으나 비자발적으로 떠나야 하는 경우 아웃플레이스먼트 프로그램이 있는 기업이라면 이를 적극 활용하면 좋다.

아웃플레이스먼트 프로그램이란 직장을 떠나야 할 때 현 회사에서 다른 직장을 구하도록 도와주는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말한다.

최근 인크루트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17.9% 정도가 아웃플레이스먼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에서만 시행하던 것이 점차 중견기업으로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는 추세인 것. 그럼에도 아직 시행하는 곳이 많지는 않은 편이다. 회사에 따로 아웃플레이스먼트 제도가 없는 경우엔 노사공동 재취업센터나 경총 산업기술인력 아웃플레이스먼트센터를 활용할 수 있다.

◆취업지원기관 도움 받아라
아웃플레이스먼트 제도를 활용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각 지역마다 있는 노동부의 고용지원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각 지역마다 센터가 설치돼 있어 손쉽게 구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취업정보와 함께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경총 고급인력정보센터는 10년 이상의 관리직이나 전문직 경력자의 구인구직을 알선하고 있다. 상장기업과 금융기관, 정부기관이나 정부투자기관의 이사나 임원으로 2년 이상 재직한 고급인력 뿐 아니라 상장기업의 부장, 금융기관의 과장, 정부투자기관의 1급, 정부기관의 5급 이상으로 재직기간이 3~5년 이상되는 중견인력에게도 무료로 일자리를 소개해 주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고령자취업알선센터, 대한노인회의 각 지역 취업지원센터도 고령자 취업을 알선하고 있다.

◆인적 네트워크 활용하라
중장년층이 젊은 층에 비해 가진 강점은 단연 인적 네트워크다.

이에 따라 재취업에 있어서도 인맥을 활용해야 한다. 취업에 인맥을 잘 활용하는 것도 능력이다. 주변에 자신이 직장을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이 알리고 도움을 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인맥을 잘 활용한다면 채용 정보를 남들보다 한발 앞서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채용에 대한 결정권을 갖는 사람을 사전에 접촉해 취업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도 있다.

다만 과거의 화려했던 경력을 잊어야 한다. '내가 어디의 책임자였는데…', '대기업의 임원이었는데…'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체면이나 보수보다는 취업이 용이한 방향의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재취업 교육 받아라
재취업을 위해 취업교육을 받는 사람도 적지 않다. 전문적인 교육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여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

하지만 유망하고 취업이 잘된다고 해서 무작정 남들이 많이 하는 교육을 받는 것은 곤란하다. 젊은 인력의 수요가 많은 분야일 경우 동일한 능력을 가졌다면 아무래도 젊은층이 취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애써 배운 지식을 사장시킬 수도 있다.

자신의 연령은 물론이고 흥미와 적성, 교육을 받은 후의 인력수요 등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정부관련 기관은 물론 각 대학의 평생 교육원, 직업전문학교 등에서 다양한 재취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보력, 체력은 기본
경력자 채용은 소규모 수시채용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남들보다 빨리 채용정보를 얻는 것이 능력보다도 중요한 요건이 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채용이 일반화 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에 능숙할수록 온라인 구직활동과 채용정보 습득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다.

평소 인터넷 환경에 친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기업에서 고령층 채용을 꺼리는 이유 중에는 건강과 체력을 걱정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50대 이상이 할 만한 일자리 중에도 경비, 건물관리 등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업무가 적지 않은 편이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부족한 일반관리직 출신들의 경우 취업할 수 있는 분야도 한정되기 때문에 체력이 떨어진다면 일자리 구하기는 더욱 힘들어 진다. 평소 꾸준히 체력관리를 하며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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