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필수적인 국산 핵심부품이 국내에서 생산 중인 최고급 승용차에 탑재됐다.

전자부품연구원(원장 서영주)은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성전기(대표 이철우)와 3년간의 공동연구를 통해 자동차 제어시스템에 사용되는 '0.1도급 고정밀 조향각 센서'를 개발,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던 이 부품을 국산화하고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에 공급한다고 1일 발표했다.

조향각 센서는 자동차 조향시스템(방향조정 장치)의 핵심부품으로 운전자가 조작하는 핸들의 회전 각도,방향,속도 등을 감지해 관련 정보를 자동차 전체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VDC(Vehicle Dynamic Control)시스템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VDC시스템은 센서가 보내는 정보로 자동차 서스펜션이나 ABS브레이크 등의 안전주행장치를 제어한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에서는 2도급의 저정밀 조향각 센서만 생산할 수 있어 0.1도급의 조향각 센서는 전량 독일 미국 일본산 수입품을 사용해왔다.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된 제품이 지난 3월부터 현대자동차의 신형 에쿠스와 쌍용자동차의 체어맨에 장착되고 있으며 내년부터 연간 200만달러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이번에 개발된 센서가 지름 60㎜,두께 10㎜의 초소형으로 수입품에 버금가는 정밀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격도 대당 5만~6만원에 이르던 수입품의 절반 수준이다.

고정밀 조향각 센서는 미래형 자동차에 도입될 무인 운전시스템,자동주차,차선이탈 방지 등 최첨단 장치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향후 운전자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의 기계식(유압식) 조향장치가 전동식으로 바뀌게 될 전망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동식 조향장치가 적용되면 핸들의 미세한 움직임을 인식한 조향각 센서의 정보에 따라 차량 소프트웨어가 바퀴의 움직임 제어에 필요한 보조동력 크기와 방향을 판단하게 된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