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자의 30% 이상이 생필품 등을 구매하는 쇼핑 장소를 값이 저렴하거나 접근이 편한 곳으로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서울ㆍ경기지역 500여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불황기 소매업태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세대의 31.0%가 `경기 침체로 주요 쇼핑장소를 바꿨다'고 답했다.

장소를 바꾼 응답자의 32.9%는 `백화점에서 대형마트로', 31.6%는 `대형마트에서 슈퍼마켓으로', 16.8%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인터넷 쇼핑몰로' 교체했다고 응답했다.

상의는 "가계소득 감소로 소비자들은 비슷한 상품이라면 가격이 조금이라도 낮은 대형마트를 선택하거나 짧은 거리에서 소량구매가 가능한 동네 슈퍼마켓을 선호하는 것"이라면서 "가격비교가 가능한 인터넷 쇼핑몰이 인기를 끄는 것도 저가구매 경향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조사대상 가구의 절반 이상(58.9%)은 `백화점을 찾는 횟수가 한 달에 한 번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고, 32.5%는 `한 달에 1회이상∼3회미만'이라고 응답했다.

대형마트는 한 달에 `1회이상∼3회미만' 이용한다는 응답이 38.9%로 가장 많았고 슈퍼마켓은 `7회이상'이라고 답한 세대가 29.3%로 주류를 이뤘다.

`최근 한달간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한 소매업태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에는 전체의 46.7%가 대형마트를, 20.6%가 슈퍼마켓을, 11.2%는 백화점을 꼽았다.

월평균 가계소득이 500만원을 넘어서는 가계의 40.4%는 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지출하고 있었고 월 100만원 이하 가구의 25.0%는 전통시장에서 주로 물품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은 쇼핑장소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복수응답으로 묻자 `품질'이라는 응답이 77.6%로 가장 많았고 `가격'을 답한 가구는 74.0%, 상품구색을 고른 응답은 34.1%를 차지했다.

가격보다 품질이 우선시 되는 품목으로는 채소와 생선, 정육 등 신선한 식품(70.9%)과 가공식품(43.9%), 전자제품(39.7%) 등을 꼽았고 품질보다 가격이 중요시되는 품목은 화장지와 세제, 치약 등의 생활용품(40.5%)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의 관계자는 "불황의 골이 깊어짐에 따라 소비자들의 이용업태가 좀 더 싸고 가까운 곳으로 바뀌고 있다"며 "소매업체들은 불황기에 업태별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