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GM·크라이슬러 회생안 거부 파장

30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전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면서 원유 수요 악화 전망으로 7% 이상 급락했다.

특히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한 백악관의 추가 지원 거부로 자동차 메이저의 파산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한 것이 유가 수요 불안으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3.97달러(7.6%) 하락한 배럴당 48.41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WTI는 이달 18일 이후 처음으로 50달러 밑으로 떨어졌으며, 하락 폭은 2일 이후 근 한달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주까지 6주동안 40%가 오르는 등 급등세가 지속됐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지난주 종가보다 4.01달러 하락한 배럴당 47.97 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GM과 크라이슬러가 제출한 구조조정 방안이 정부로부터 추가로 재정지원을 받기에 충분치 않다면서 거부하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동반 하락하기 시작했다.

백악관은 GM에는 60일 시한부로 확실한 자구방안을 마련토록 요구하고 크라이슬러에 대해서는 30일내에 이탈리아의 피아트와 합병협상을 마무리짓도록 했으며, 이 기간에는 필요한 운전자금을 지원키로 했지만, 자동차산업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통제된 파산'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터부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회장은 다음달 1일 미 에너지정보청의 주간 원유 재고량 발표 전에 유가가 배럴당 47달러 밑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이번주 런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결과와 오는 3일로 예정된 미국의 실업률 발표 등 빅 뉴스들이 투자자들에게 경제 회생과 경기 침체 장기화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을 두도록 할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여 유가의 불안정한 흐름은 금주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이 기존의 하루 420만 배럴 감산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서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JBC 에너지는 3월 OPEC 국가들의 하루 생산량은 2천590만 배럴에 달해, 감산 합의에 따른 한도 생산량인 2천484만 배럴보다 100만 배럴 이상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2주전 OPEC 회담에서 올해 적정 유가를 70달러 선으로 제시했던 OPEC의 입장 변경도 감지됐다.

압둘라 빈 하마드 알 아티야 카타르 석유장관은 "전 세계 경기 침체가 유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실용적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올해 유가가 50달러 선에 머물러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값은 증시 불안과 자동차 산업의 파산 가능성이 새롭게 제기되면서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하락했다.

4월물 금은 이날 7.70달러(0.8%) 하락한 온스당 915.50달러에 거래를 마쳐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달러화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1유로당 1.3144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주말 거래가는 1유로당 1.3289달러였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지수도 0.9% 가량 오른 85.84를 기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