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0일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간 가스 협정이 러시아와의 가스 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셴코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일간 `딜로'와 인터뷰에서 "EU와의 협정은 가스 수출에 더욱 신뢰를 주고 투명성을 확보하려고 마련한 것"이라며 "그 협정 때문에 러시아와 가스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EU는 지난주 우크라이나 가스 현대화 사업과 관련한 협력 협정에 서명했는데 러시아는 자국산 가스의 80%가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상황에서 자국을 배제하고 양측이 협정을 맺은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러시아가 그 계획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EU와의 관계를 재고하겠다고 경고했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양자 회담을 무기 연기하라고 지시했다.

또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러시아 승인 없이 우크라이나 가스 수송체계에 변화가 생긴다면 이는 유럽행 가스 공급 계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이번 협정이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율리아 티모셴코 총리는 앞서 "우리는 러시아가 협정을 달가워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며 "그러나 우리는 국가의 이익이 걸린 가스 수송관을 지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양측의 갈등은 지난 1월 가스분쟁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연말 우크라이나와 가스 채무 협상이 결렬되자 1월1일을 기해 우크라이나행 가스 공급을, 일주일 뒤에는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을 전면 차단했고 이 때문에 유럽 10여 개 국가가 2주 가까이 추위에 떨어야 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