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이 짐 엘리어트 삼성전자 미주법인 부사장의 말을 인용,"올해 중 낸드플래시 메모리칩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낸드플래시는 휴대폰과 MP3플레이어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로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각각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다.

엘리어트 부사장은 26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낸드플래시 메모리칩 공급량 증가율이 올해에는 예년보다 크게 낮은 30~40%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며 "연간 낸드플래시 출하량 증가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이 제품이 등장한 이후 올해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로 지난해 11월과 12월 낸드플래시 업체들이 공급량을 크게 줄여 재고가 많지 않은 상태"라며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 반도체 가격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어트 부사장의 발언과 관련,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말과 올 1~2월에 비해 상황이 나아진 것은 맞지만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돌입했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측의 조심스런 반응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엘리어트 부사장의 언급에 반도체 경기회복에 대한 암시가 들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반도체협회장을 맡고 있는 프랭크 후앙 파워칩 회장이 올 하반기부터 D램 부족 현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데 이어 삼성전자 관계자까지 반도체 공급 부족을 전망했다"며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후앙 회장은 최근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D램 생산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반도체 업계가 쌓아둔 10억개의 재고가 동이 나는 시점인 6월 이후부터 반도체 경기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앙 회장은 "D램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떠들어 온 '양치기 소년'들이 너무 많아 업계가 생산량을 갑자기 늘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반도체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6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 멀티레벨셀(MLC) 제품의 고정거래가(대형 거래선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가격)는 최근 3.15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 12월 초 1.65달러를 저점으로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 매일 거래되는 가격을 반영하는 현물가는 지난 25일 이보다 높은 3.80달러에 달했다. 이달 초 70센트까지 떨어졌던 1Gb DDR2 D램의 현물가격도 이날 0.98달러까지 상승하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용어풀이

◆낸드플래시(Nand Flash)=메모리 반도체의 한 종류로 USB메모리에 들어 있다.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정보를 계속 저장할 수 있는 데다 정보를 자유롭게 저장하고 삭제할 수 있어 MP3 플레이어,휴대폰,디지털 카메라 등에 많이 쓰인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각각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1위와 3위로 일본 도시바(2위)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