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수익률이 낮고 판매가 부진한 펀드 판매를 대폭 줄이는 등 펀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200여개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하나은행은 내달부터 50여개를 줄이기로 했으며,우리은행도 현재 팔고 있는 펀드 중 절반가량을 판매 목록에서 치우기로 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비슷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펀드판매 절차가 복잡해진 데다 작년 증시 폭락으로 은행들이 곤욕을 치렀고 펀드 투자자들도 줄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최두남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주식형 공모펀드 가운데 상위 10위권을 모두 미래에셋의 펀드가 차지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판매가 잘 이뤄지지 않는 펀드를 아예 팔지 않으면 미래에셋 쏠림현상이 강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펀드 바람이 불었던 2005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77%로 전체 운용사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이 때문에 '펀드는 미래에셋'이란 이미지가 강해져 은행권의 판매 정리 목록에 미래에셋의 펀드들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초단기 금융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와 사모펀드를 제외한 펀드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은 이날 설정액 기준으로 30%에 달해 8%로 2위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큰 차이를 두고 있다.

최 연구원은 "펀드시장에서 미래에셋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 주식시장에선 미래에셋증권이 최대 수혜를 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