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부동자금이 증시 주변으로 모이고 있다. 은행예금 MMF 등 안전자산에 몰려있던 뭉칫돈이 조금씩 수익증권 금전신탁 등 투자성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당장 수백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증시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유동성 장세의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증시자금의 바로미터인 고객예탁금은 이달 들어서만 2조원 이상 늘어 지난 26일 현재 12조459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뚫었던 2007년 7월 16조원에 육박했다가 지난해 8월에는 8조원대까지 떨어졌었다. 한동안 외면받았던 공모시장에도 훈풍이 불고있다. 하이닉스 유상증자와 기아자동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에는 각각 5조원과 8조원대의 돈이 몰리며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신용등급이 BBB0인 아시아나 항공도 최근 BW 발행에 성공했다.

이달 초 1000선을 위협받던 주식시장은 지난주 박스권 상단인 1200선을 돌파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기업들의 실적악화,북핵리스크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지수를 밀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 증시는 이미 1990년 이후 3번의 유동성 장세를 경험했다. 그때마다 주가는 저점 대비 약 50% 올랐다. 이번에도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 1400선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은행,증권 등 금융주와 건설주 등 유동성 장세 수혜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