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기업의 채용 수요가 급감하면서 직장인들이 이직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이직에 관한 컨설팅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채용시장에서 학력과 경력이 화려한 최고경영자(CEO)나 임원,고급 엔지니어의 경우 주도권은 기업이 아니라 후보자들이 쥐고 있다. 기업들은 우수한 인재에 대해서는 파격적 연봉과 직급,직책 등을 제시하면서 '삼고초려식 스카우트'를 진행한다. 헤드헌터들도 이들을 설득하려면 진땀을 흘린다.

특히 해외 유명 대학의 MBA를 마치고 글로벌 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간부급의 경우 기업과 헤드헌팅회사가 오랜 기간 합동 작전을 펴야 한두 명 영입에 성공할 정도로 후보자들의 위세는 대단했다.

그러나 최근의 금융 위기와 이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은 고급 인재 채용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졸업도 하기 전에 입도선매당하던 유명 대학 MBA 출신들이 해외에서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간부 출신들도 계약이 연장되지 않아 옮겨갈 곳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연봉과 탐낼 만한 직급을 제시해도 소 닭 보듯 하던 고급 인재들이 한껏 몸을 낮추면서 헤드헌팅회사에 이력서를 보내오고 있다. "연봉이 30~40% 깎여도 좋으니 옮겨 갈 곳을 소개해 달라"는 읍소와 함께.

최근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채용 시장에 봄이 오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따라서 가능하면 이직 시기를 늦추는 게 현명하다.

하지만 이처럼 주도권을 기업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이직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기업의 내부 채용정보를 아는 것은 매우 큰 도움이 된다. 기업이 어떤 유형의 인재를 원하고 있으며,어떤 방식으로 인재를 평가하는지 안다면 이직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옮기고자 하는 기업의 내부 채용정보에 안테나를 세우는 게 필요하다. 전문 커리어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커리어 컨설턴트는 장기적인 커리어 전략을 세워 주는 것은 물론이고 연봉과 직급 등 후보자의 눈높이를 변화된 시장에 맞게 조정해 이직 성공률도 높일 수 있기 때문.기업들은 채용 계획이 없어도 꼭 필요한 인재를 발견하면 관심을 갖게 된다. 꼭 옮긴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