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한국경제 설명회…금융기관.신용평가기관 관계자 면담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외국 투자자들의 시각이 몇 달 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습니다.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제12회 아시아투자컨퍼런스 참석차 홍콩을 방문한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해외 투자자들과 금융기관 및 신용평가기관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 본 결과 한국경제에 대한 시각이 많이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2박3일간 일정으로 홍콩을 방문한 이 부위원장은 무디스, S&P, 피치 등 신용평가기관, 스위스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은행, 월스트리트 저널을 비롯한 해외 언론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한국경제를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한국 경제설명회를 할 때는 솔직히 분위기가 썰렁했으나 이번에는 외국 투자자들의 한국경제에 대해 질문도 많이 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시점에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대규모로 매입하는 방안을 발표한 점도 한국경제에 대한 시각을 바꿔놓는데 어느 정도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세계경제가 좋아질지를 알기 위해선 적어도 6∼7개월은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그는 홍콩과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예금자 보호정책, 자본확충펀드 조성 등 유사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홍콩 정부의 경제정책에서 참고할 만한 사항이 많다면서 "이번 홍콩 방문은 홍콩의 금융시스템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 부위원장은 25일 샹그릴라호텔에서 한국경제설명회를 갖고 150여명의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경제의 실상을 알리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를 권유했다.

이 부위원장은 한국의 외화보유액, 수출 동향 등 각종 경제지표를 제시하면서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은 건강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은 금융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외화보유액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강력한 경쟁력이 있는 제조업체들이 많아 금융위기가 끝나면 경쟁력이 있는 한국 제조업체의 해외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 설명회장에는 주최측인 크레디트스위스가 100석 규모 자리를 마련했으나 참석자들이 몰려 상당수가 서서 이 부위원장의 설명을 들었다고 크레디트스위스 관계자가 전했다.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