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빛이 보인다] 원자재값 강세…유가 한달새 55% ↑
지난달 배럴당 30달러 선 붕괴까지 위협받던 국제유가는 이후 상승세를 타며 저항선으로 여겨져온 50달러 선을 넘어섰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대규모 장기국채 매입 발표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추가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최근월물은 지난달 12일 배럴당 33.98달러까지 떨어졌으나 24일엔 53.98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16년 만에 최대로 늘어났다는 소식에 25일 유가는 52.77달러로 밀렸지만 전 저점과 비교하면 40여일 만에 55% 급등한 것이다. 바클레이즈는 이날 기술적 분석 결과를 토대로 유가가 배럴당 57달러를 돌파한 뒤 60달러 선까지 오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필 로버츠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유가가 지난해 7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추세선을 넘어섰다"며 "중기적인 상승세를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뿐 아니라 구리 목재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말 t당 3090달러까지 떨어졌던 구리가격은 지난 23일 4060달러로 31% 뛰었다.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와 관련,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국가물자비축국(SRB)의 구리 사재기가 구리가격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며 구리가격은 산업주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일각에선 경기회복 조짐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한 달 새 11% 올랐으며,주택시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목재가격은 지난 2월 말 저점 대비 18% 뛰었다.
하지만 최근의 원자재값 상승을 경기회복의 본격적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가를 비롯한 최근의 원자재값 상승이 수요 증가보다는 공급 위축 때문이라는 것이 이 같은 주장의 근거다.
데이비드 윌슨 소시에테 제네랄(SG) 금속 전문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구리값 상승세는 수요와 상관없다"며 "세계 제조업 침체가 여전해 실질 수요는 매우 저조하다"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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