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이코노미스트 "일본 경험이 주는 교훈"
캐나다 중앙은 총재 "정부 중장기 대책에 힘써야"

"금리등 금융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정부가 성급하게 재정으로 경기를 떠받치려 하지만 반짝효과 밖에 없을 것이다.예상 외로 금융부실이 클 것이이다.정부는 단기 대응 보다 중.장기적 대책을 차근차근 시행하는데 더 힘을 쏟아야 한다."

국제 경제전문가들은 세계 경기침체와 관련해 일본이 1990년대에 심각한 경제침체에서 회복되기 위해 취한 몇몇 조치들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25일 토론토 스타 보도에 따르면, 전날 '저팬 소사이어티'가 토론토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도쿄 노무라연구소의 리처드 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 줄기 희망의 빛은 있다.

그것은 일본이 15년 전에 먼저 이러한 위기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빠져나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아주 과격한' 침체는 교과서적인 것은 아니라며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로 일컬어지는 장기적 경기침체처럼 현재의 위기는 '회계장부상의 침체(balance sheet recession)'라고 평가했다.

쿠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에 의하면, 이런 상황은 자산가치 버블의 붕괴로 사기업의 대차대조표상에 자산보다 부채가 높아지는 것이다.

기업들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이윤 극대화를 위해 투자하기보다 부채규모를 줄이는데 쓰게 된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아무리 기준금리를 낮추더라도 대출수요는 낮아져 금융정책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그는 분석했다.

일본은 경제위기에 인위적인 개입을 하지 않는 선례를 보여줬다.

1990년대 슬럼프에서 일본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87% 폭락하는 붕괴 속에서도 실질, 명목상 GDP는 결코 감소되지 않는 획기적인 실적을 보여줬다.

그런 이후에 정부가 개입해 자금을 투입, 소득의 흐름에 투자하기 시작했을 때 그 지루한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는 정부가 경기부양에 너무 일찍 개입하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두 차례에 걸친 일본의 침체기에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개입하기도 했지만 그런 결정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을 뿐이다.

정부가 소득의 흐름을 유지하는 경제구조는 정부가 손을 빼면 완전히 주저앉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부양자금을 투입하면 경제는 일시 개선됐지만 그런 '오락가락 조치들'은 일본의 침체를 연장시켰을 뿐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서 데이비드 닷지 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과 캐나다의 은행들이 신용카드 빚 체납과 기업대출로 인해 초래될 손실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통상적으로 대출손실은 경기순환구조상 북미의 현행 위기를 초래한 모기지 부실에 이어 뒤늦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대출손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것은 은행권이 준비해온 것보다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세계경제사에 있어 아주 어두운 시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에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하기보다는 앞으로 몇 년 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문제들에 대처하는 정책을 세우도록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토연합뉴스) 박상철 통신원 pk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