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채용시즌 맞아 면접대비는 이렇게

'위기를 헤쳐나가는 능력을 보여라'

불황 때 신입 사원을 뽑는 기업들은 면접 때 위기 대처 능력과 도전 정신, 충성심을 눈여겨본다고 한다.

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서 새 식구를 맞아들이는 기업들은 조직과 일심동체가 돼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우선으로 살피고, 어려운 경제 상황을 반영한 질문들도 많이 한다.

특히 상반기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속속 발표되고 있지만 규모가 줄고, 채용 평가 기준도 강화됐기 때문에 면접의 중요성이 새삼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학력이나 학점, 자격증, 어학실력만으로 당락을 결정하지는 않고 있다.

기업들은 우수 인력을 정확하게 판별하고자 다양하고 차별화한 면접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와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제시하는 면접 비결을 살펴보자.

◇ 불경기에는 이런 유형 질문 많다

인생의 가장 큰 시련은 어떻게 극복했나?, 다른 회사에 합격한다면?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작년 하반기 이후 기업들은 면접 때 위기 극복에 대처하는 능력과 충성심을 시험하고 있다.

인크루트가 실제 면접을 치른 구직자들의 경험을 토대로 정리한 `면접 족보'를 들여다보자.

①다른 회사에 합격한다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된 인물을 가려내고자 하는 이유도 있지만, 요즘같이 경기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함께 불황을 이겨내려는 충성도 높은 인재가 기업에는 절실하다.

그래서 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질문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로 `다른 회사와 함께 합격을 했을 때 어디로 갈 것인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지역에 배치된다면 어떻게 하겠나', `지방 근무는 가능한가' `결혼을 앞두고 해외로 발령이 나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등이 있다.

다른 회사에 합격하더라도 다른 부서에 배치되더라도 꼭 이 회사에 입사하겠다는 열의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②시련을 어떻게 극복했나
최근 기업들은 갈등이나 위기 상황을 경험했는지, 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을 자주 묻고 있다.

그러한 난관을 이겼다면 불경기의 어려움도 넉넉히 헤쳐나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 `살면서 가장 큰 시련이 무엇이었나' `힘든 일을 겪었을 때 어떻게 극복했나'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 대응 방법이 있나', `실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 의기투합해 목적을 달성한 사례, 스스로 이바지한바 등을 기억하고 있다가 자신감 있게 말하는 것이 좋다.

③아프리카에서 모피를 팔 수 있나
불경기에는 영업 정신으로 무장한 인재가 필요하다.

새 시장 개척에 나설 도전 정신을 알아보기 위해 황당한 질문을 내놓기도 한다.

`아프리카에 모피를 어떻게 팔 것인가', `열대지역에서 기저귀를 팔려면 어떻게 홍보하나', `무일푼으로 외국에 나가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나' `서울에서 부산까지 만원을 가지고 어떻게 가겠나' 등의 질문이다.

창의력이 넘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패기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④오픽(OPIC) 점수가 별로다.

왜 그런가?
최근 의도적으로 지원자를 스트레스와 긴장 상태에 몰아넣고 반응을 보는 `압박 면접'의 빈도가 잦다.

불경기일수록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등 업무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서 문제 해결 능력을 엿보려는 것이다.

`학점이 높은데 공부만 했나' `학교 왜 이렇게 오래 다녔나' `오픽 점수가 별로다.

왜 그런가', `증권 관련 자격증이 하나도 없는데, 증권회사에 지원하면서 자격증을 따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 등이다.

이런 질문은 흥분하거나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차분하게 생각하고 재치있게 대처해야 한다.

⑤촛불집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회.경제 관련 굵직한 이슈들이 불거지면서 이와 관련한 시사적인 질문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스태그플래이션을 한국 경제와 연관해 말해보라',`고유가가 건설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쇠고기 촛불집회를 어떻게 보나', `누리꾼들의 광고 불매는 어떻게 생각하나' 등이다.

사회.경제의 흐름 파악과, 첨예한 문제에 대한 시각을 알아보려는 의도인 만큼 관련 뉴스를 관심있게 봐둘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개인 의견을 강조하기보다는 양쪽의 입장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공 면접을 위한 기술

사실 웬만한 면접의 유형이나 대처법은 알려질 대로 알려졌다.

취업 준비 모임처럼 면접 스터디 그룹을 결성, 시뮬레이션을 하는 모습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비슷비슷한 실력으로 대동소이한 면접 준비를 하게 되면서 면접의 변별력도 낮아졌다.

이럴 때는 대수롭지 않은 대화 태도와 자세, 외모 등 외형적인 요소가 당락을 판가름할 가능성도 있다.

인크루트가 취업 컨설턴트의 의견을 모아 정리한 면접의 기술은 다음과 같다.

①아이 컨텍(eye contact)하라
면접은 맞선과 같다.

상대방을 관찰하고, 눈을 맞추고, 말을 잘 들어주며, 그 사람의 기호와 서로 공통점을 찾아간다.

미소는 필수다.

딱딱하게 굳은 얼굴은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면접관의 기호는 곧 채용하고자 하는 지원자의 타입이다.

면접관을 살펴 성향을 짐작해 두면 대화의 접점을 찾기 쉽다.

기본적으로 해당 기업의 분위기,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나타나는 면접관의 말투, 표정, 반응이나 자세 등을 통해 면접관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면, 어디에 포인트를 두고 자신을 드러내면 되는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쉽고 당연한 얘기지만 잘 안 되는 지원자가 뜻밖에 많다.

②스토리 텔러(story teller)가 되라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요체는 `무언가 다른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관행적 표현, 추상적 단어의 나열은 도움이 안 된다.

질문의 핵심을 파악하고, 실제 스스로가 경험한 사례로 풀어 설명하면 효과가 크다.

내 장점과 역량을 과거에 직접 겪은 이야기를 통해 표현해보는 것. 스스로의 경험을 이야기함으로써 면접관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다.

추상적인 단어들로 자화자찬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힘든 시절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학창시절 에피소드 등은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③유머(humor)를 활용하라
면접관이 마음에 드는 사람을 가려내고 판단하는 데 감정적인 영향이 없을 수 없다.

호감이 가는 지원자의 손을 들어주게 마련이다.

호감을 얻어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의 하나는 유머다.

유머러스함은 스펙이나 능력으로는 채우기 어려운 인간적인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면접장에 갈 때는 유머 소재, 유머러스한 표현 한 두 가지쯤은 가지고 가는 게 좋다.

즐거운 분위기가 되면 면접관과 지원자 간의 벽도 쉽사리 사라지게 된다.

지나치면 실없는 사람으로 비치거나 무례하게 보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④대답 `노', 대화 `예스'
흔히 `면접'하면 면접관이 질문하고 애써 대답하는 지원자들의 장면을 떠올린다.

하지만 면접은 질문에 대한 답만 하는 자리는 아니다.

서로 대화하는 자리다.

잔뜩 얼어붙어 묻는 말에 단답식 답변만을 하는 지원자는 수동적으로 보인다.

유연한 사고, 부드러운 자세로 서로 대화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잘 모르는 질문이 나오면 "모른다"고 솔직히 답하고, 답하기 곤란한 얘기가 나오면 적절히 다른 주제로 환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마치 심문을 받으러 온 것처럼 묵묵하게 대답만 하지 말고 자신감 있으면서도 유연한 태도를 바탕으로 함께 대화하는 기분을 가지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면접관이 질문하는 것처럼 질문 세례를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연봉이 얼마인지, 퇴근시간은 몇 시인지 묻는 것은 `치명적'이다.

⑤복장 때문에 감점당한다
최근 인크루트가 국내 기업에 재직 중인 인사 담당자 324명을 대상으로 `지원자의 면접 복장 호감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74.4%가 `복장 때문에 가점이나 감점한 적이 있다'고 했다.

당락에 결정적이지는 못해도 그만큼 영향을 준다는 얘기다.

남성 지원자는 `정장에 흰색 양말', `청바지 차림' 등이 감점 요인이고 여성 지원자는 '과도하게 노출된 상의', `컬러 렌즈' 등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조사됐다.

면접관들은 지원자들의 복장이 회사의 업무 특성을 고려했는지, 회사의 이미지와 들어맞는지, 개성과 특성을 살렸는지 등을 살핀다.

은행, 공무원, 교사 면접을 보는 지원자는 너무 튀지 않는 순수한 차림으로 면접관에게 신뢰감을 줘야 할 것이고, 디자인이나 광고 등 감각을 중시하는 업종이라면 대담한 색상의 셔츠에 화려한 넥타이로 개성을 연출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면접 패턴을 알아야 관문 뚫는다

인크루트 조사에 90%가 넘는 상장사들은 면접관과 지원자 각 1명이 대면하는 `일대일' 또는 여러 명의 면접관과 지원자가 참여하는 `다대다' 면접을 채택하고 있다.

`일대일' 면접에서는 면접관이 지원자를 다각도로, 심층적으로 평가한다.

자연스러운 대화와 질문을 통해 지원자의 많은 답변을 요구하므로 주의력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답변은 결론을 먼저 제시한 후 부연 설명을 하는 방식이 좋다.

답변이 지나치게 길어지거나 산만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대다' 면접은 주로 실무진 면접관이 되는 1차 면접에서 많이 이용된다.

지원자들의 스타일이 바로 비교된다.

다소 산만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수 있으므로 긴장이 풀어져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과장된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실무형 면접은 회사 정보와 시장 동향 파악을 충분히 해야 한다.

실무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합숙면접, 산행면접, 요리면접 등 이색 면접 방식을 접하면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하다.

과제형 실무 면접에서는 창의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팀 단위의 과제라면 팀워크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시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