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올해 국제 항공업계의 손실이 47억달러(6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24일 밝혔다. 작년 12월 IATA가 예측한 올해 손실 25억달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조반니 비시냐니 IATA 사무총장은 연례 기자회견에서 "항공산업의 상황이 어둡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비시냐니 총장은 "항공업계에 집중적 치료(intensive care)가 필요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시아 · 태평양 지역의 항공사들은 수요가 6.8% 급감해 17억달러라는 최대 규모의 손실을 낼 것으로 관측됐다. 유럽과 중동 지역 항공사들은 각각 10억달러와 9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북미 지역 항공사들만 1억달러가량의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항공업계의 실적 악화가 예상보다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 것은 화물 운송과 퍼스트(프리미엄) 클래스를 이용하는 탑승자 감소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IATA에 따르면 올해 화물 운송은 13%,항공 여객은 5.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시냐니 총장은 "불과 몇 개월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빠른 속도로 항공 수요가 악화되고 있다"며 "항공산업의 침체가 조기에 끝날 것이라는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올 1월 국제선 항공여객 수요는 전년 동기에 비해 5.6% 줄었고 항공화물은 23.2%나 급감했다.

그는 "2010년에 상당폭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라기보다는 낙관적 전망"이라고 말했다. IATA는 작년 항공업계 손실 규모도 당초 추정했던 80억달러에서 85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