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성과가 낮은 직원을 상시적으로 구조조정하는 것은 정부가 권장하는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여도 이해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사장이 정부가 일자리 유지를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잡 셰어링에 대한 재계의 고민을 털어놨다.

금 사장은 우선 한화그룹의 잡 셰어링을 자세히 소개했다. 최근 300명의 임원이 성과급 전부와 통상임금의 10%를 반납,이 돈으로 인턴 300명을 채용하는 '1임원 1인턴 운동'을 펴고 있다는 것.또 한화 여수공장도 기존 근로자들이 연장근로를 반납하고 신입사원을 더 뽑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금 사장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지적한 것은 사회적 압력에 떠밀려 경기침체기에 적절한 구조조정을 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는 재계의 고민을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잡 셰어링을 외환위기 때 전 국민이 펼쳤던 금모으기 운동에 버금가는 국민운동으로 전개해보자는 윤증현 장관 앞에서 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고충도 이해해달라는 재계의 입장을 완곡하게 전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상시적 구조조정과 잡 셰어링 사이에 갈등이 많고 참 어려울 것 같다"며 "정부는 절대로 강요하지 않는다. 인턴 채용이나 고용 유지를 많이 해주기를 바라지만 기업이 견뎌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조정은 구조조정대로 하면서 잡 셰어링은 그 나름대로 하면 된다"며 "세상 만사 한줄로만 가지 않는다. 모노레일이 아니고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윤 장관은 "기업이 필요에 의해 한두 사람 구조조정하는 것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내보낼 사람은 내보내고 그만큼 필요한 인원은 더 뽑고 그렇게 해서 전체적으로 인력을 늘려나갔느냐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