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받고서도 임직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해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벤 버냉키 FRB의장은 24일 하원 금융위원회의 청문회에서 "AIG 붕괴의 원인이 됐던 금융상품 부문 직원들에게 대한 보너스 지급을 막을 법적 소송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국세청(IRS)도 AIG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RS가 보너스 잔치를 벌인 AIG의 파생상품부를 세무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IRS는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콜,아일랜드뱅크,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이 소득세를 깎아주도록 AIG에 절세 관련 지원을 요청했다는 혐의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앤드루 쿠오모 미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날 AIG의 보너스 수령 상위자 10명의 임원 가운데 9명이 보너스를 반납했다고 밝혔다. AIG 파생상품부 임직원 중 보너스를 가장 많이 받은 20명 가운데서도 15명이 보너스 반납 의사를 전해와 이들이 반납할 보너스 규모가 총 3000만달러에 이른다고 쿠오모 총장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AIG 임직원들이 현재까지 반납한 보너스 규모는 5000만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버냉키 의장과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AIG의 부실사태를 계기로 제2금융권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AIG 사태로 중요한 비은행 금융회사의 새로운 청산과정이 절실히 요구된다"면서 "모든 중요 금융회사에 대해 강력하고 효과적이며 통합적인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과 함께 하원 금융위에 출석한 가이트너 장관도 "AIG 사태에서 봤듯이 예탁 기능이 없는 금융회사라도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면 은행과 마찬가지로 시스템적인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주요 금융회사에 대해 관리 · 감독을 할 수 있도록 행정부에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의회가 승인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서기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