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 경제학자들 상반된 입장

미국 재무부가 23일 제시한 금융권 부실자산 정리방안의 성공 가능성을 놓고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석학들이 서로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으며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스(65)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는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이번 계획은 금융권의 부실자산 정리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번 계획의 성공 여부는 민간부문에서 투자자들이 1조 달러의 부실자산 매입에 참여하느냐에 달렸다.

스펜스는 "이번 프로그램은 투자에 참여하고 부실자산의 가격을 산정하게 될 민간 부문에 결정적으로 의존한다"라며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은행 부실자산 정리계획이 미국 납세자들을 너무 큰 위험에 노출시킴으로써 이들을 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스펜스와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홍콩에서 로이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이트너의 계획은 매우 나쁜 결함을 갖고 있다.

"라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이는 미국 국민에 대한 강도질에 해당한다.

미국 납세자의 어깨에 큰 손실을 지우는 데 대해 상당한 분노가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작동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계획으로 은행들이 대규모 부실자산을 처분하더라도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은행들은 여전히 신규대출을 꺼릴 수 있고 정부의 다양한 부양책을 감당하기 위한 높은 조세부담 전망이 소비자들은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작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가이트너가 전임자인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의 '쓰레기에 돈을 쏟아붓는' 방식으로 돌아갔다면서 "실망을 넘어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크루그먼은 대안으로 1990년대에 스웨덴의 방안과 유사하게 금융권의 부채에 대해 보증을 하고 파산한 기업들을 인수하고 빚을 정리할 것을 제안했다.

(워싱턴.홍콩 블룸버그.로이터=연합뉴스)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