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을 비롯한 미국 철강업체들이 외산 철강제품에 대해 반덤핑 제소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국이 한국산 석유화학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 데 이어 '수출 한국호'가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역풍에 휘말리고 있는 것.

24일 KOTRA에 따르면 다음달께 US스틸 등이 대미(對美) 철강 수출 1위인 중국을 겨냥해 반덤핑 제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미 수출 3위인 한국철강업계도 사정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한국의 지난 1월 대미 철강 수출량은 원화 약세 등에 힘입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0.8% 늘어난 23만5600t으로 나타났다. 대미 철강 수출 1위인 중국이 10.2% 줄고,2위인 캐나다는 5.3% 증가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KOTRA는 한국이 중국 등과 함께 동반 규제대상에 들어갈 확률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초 유럽철강협회가 한국산 스테인리스 스틸 냉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철회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른 '적색 경보'다.

미국이 올 들어 한국산 제품에 대해 취한 수입 규제 15건 가운데 11건이 철강이란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21일 종료 예정이던 철강제품 수입 모니터링 제도를 2013년까지 연장했다. 이 제도의 주목적은 외국산 철강재 수입 급증시 관세 인상 등 수입 제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아직 경보 단계지만 인도네시아에선 철강 수입 규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16일 말레이시아 및 한국산 열연코일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나서달라는 신청을 공식 접수했다며 이에 관한 통지문을 한국 정부에 보내 왔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한국 등 총 8개 열연코일 수출국의 반덤핑 조사 여부를 검토했다가 한국,말레이시아,일본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