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주와 증권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하며 증시의 봄을 알리는 `전령(傳令)' 역할을 하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발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아 한때 지수 급락의 주역이었던 은행.증권주가 이제는 지수 반등을 이끌어내며 `증시 바닥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23일까지 코스피지수가 8.80% 상승한 반면 은행과 증권업종은 각각 17.39%, 25.05% 상승하는 초강세를 보였다.

전날인 23일에는 은행과 증권업종이 각각 4.35%, 3.52% 오르며 두터운 벽으로 여겨졌던 코스피지수 1,200선 돌파에 큰 힘을 보탰다.

원.달러 환율 안정에다 부실채권 처리기구인 민간 배드뱅크(Bad bank) 설립 발표, 미국의 부실자산 처리 세부방안 발표 등이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털어내면서 은행.증권주의 강세를 끌어냈다.

KB투자증권 주이환 수석연구원은 "이번 조치를 통해 미국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처리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며, 이를 통해 금융기관들의 유동성 개선 효과도 예상보다 클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미국의 금융부실 문제가 관리 가능한 위험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우려 완화에 따른 금융주 강세가 전체 시장이 강세장으로 전환하는 데 밑거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이전 단기 상승기간과 달리 증권, 은행업종이 주도업종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이전 구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 수준이 낮고 정책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은행.증권주의 상승세가 강세장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인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나대투증권 이수진 연구원은 "은행.증권주가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이 누적되고 있고 내달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나 1분기 글로벌 투자은행의 실적에 대한 신뢰 등 주시해야 할 변수들이 남아 있어 은행.증권주 랠리 지속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경제여건이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가정 아래 은행들이 충분한 자본과 유동성으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