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의 역할이 커질수록 신생기업의 진입과 성장이 촉진됩니다."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산업실장은 24일 '한국경제의 현안과 자본시장을 통한 해법'을 주제로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가진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 발전은 국가경제 활력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며 "선진국을 자본시장중심국과 은행중심국으로 나눠서 살펴볼 때, 자본시장의 역할이 큰 국가일수록 신생기업의 진입과 성장이 촉진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영국 등 자본시장이 발달한 나라들이 독일, 일본 등 은행중심국보다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더 짧다는 것. 상위 30대 기업에 신규진입한 기업의 업력을 살펴본 결과, 자본시장 중심국이 50.5년, 은행중심국이 79.2년으로 나타났다고 신 실장은 전했다.

또 경제력 집중도는 자본시장중심국에서 4.1배, 은행중심국에서 5.7배로 나타나 은행중심국의 경제력 집중도가 더 높았지만 경제 활력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력 집중도는 상위 1~10위 기업의 시가총액을 상위 11~30위 기업의 시가총액으로 나눈 것으로 값이 높을수록 소수의 기업에게 경제력이 집중돼 있다는 뜻이다. 경제력 집중도가 높을수록 신생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및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 등이 부진해 국가경제 활력이 떨어진다.

신 실장은 "우리나라의 경제력 집중도는 무려 13.7배로 나타나 경제력 집중에 따른 경제 활력 저하가 매우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는 신 실장을 비롯해 박연우 금융투자상품실장, 송홍선 연구위원, 김필규 연구조정실장, 남길남 연구위원이 한국 경제와 금융이 당면한 현안과 해법에 대해 발표했다.

박연우 실장은 "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보증 학자금대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정부보증 학자금대출의 유동화'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홍선 연구위원은 노사관계 선진화에 대한 주제로 발표하며 종업원지주제(ESOP)를 통해 노사관계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필규 실장은 "성공적인 녹생성장을 위해서는 녹색금융 활성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남길남 연구위원은 한국경제의 위험요인 해소를 위해 파생상품시장의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