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기에 국내 철강사가 살아남으려면 글로벌화, 차별화, 본업 내 다각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최동용, 허진석 연구원 등은 24일 낸 `저성장시대 선진국 철강사의 서바이벌 전략' 보고서에서 "지난 30년간 세계 30위 철강사 중 현재까지 생존한 13개사와 파산 또는 피인수된 나머지 기업들을 살펴본 결과 이 같은 시사점을 얻었다"고 밝혔다.

성공적인 철강사들은 철강 본업에 집중해 시장과 제품 측면에서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관련 업종 내 다각화사업을 병행했다.

예를 들어 신일본제철은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고급강 분야에서 독점적 우위를 확보하고 재투자 확대와 고객사와 윈윈(Win-Win)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고, JFE 스틸은 고급강 생산 확대 등 철강 본업에 집중하면서 합작과 기술제휴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또 아르셀로미탈은 인수합병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과 기술 및 제품의 확장, 수직통합화 전략 구사 등 새로운 철강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으며, 티센크룹은 연관 있는 사업 내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인 사업기반 구축과 고급강 중심의 차별화 전략으로 유럽 역내에서 독보적 지위를 확보했다.

반면 실패한 철강사들은 신규 시장 공략보다 정체된 내수시장을 중시하고 고원가 구조를 개선하지 않아 경쟁력을 상실했다.

베들레헴스틸은 성장이 정체된 미국 내수시장에 집착하는 등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부족했고, 브리티시 스틸은 성장시장으로의 진출이 미흡한 상황에서 합병 시너지 창출 실패, 지속적인 투자 부족, 높은 인건비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됐다.

최 연구원 등은 "한국 철강산업은 선진국과 유사한 패턴의 성장 정체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선진국 철강사의 생존전략 키워드를 참고해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내 철강사들은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먼저 확보한 이후 점진적으로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에 진출하는 단계별 글로벌 확장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며 "원료비, 인건비 등 원가 상승압력 확대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원가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철강사 등의 급성장에 대응해 기술력 우위를 유지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또 "철강산업의 수익 풀(pool)이 인근 산업으로 이동하는 추세에 부응할 수 있도록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특히 철강산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전후방산업 등과 수직적 통합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