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여러분은 작년 성과급을 포기하도록 하세요."

전 세계적으로 '탐욕스런' 금융계의 거액 보너스 관행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네덜란드 보험회사 ING 최고경영자(CEO)가 임직원에게 이미 지급받은 성과급을 포기, 반납할 것을 읍소하고 나섰다.

23일 라디오 네덜란드 월드와이드(RNW)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ING CEO 얀 호먼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천200명의 최상위급 임직원에게 2008년분 성과급을 포기하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먼은 몇몇 고위 간부들은 이미 성과급 반납 의사를 밝혔다면서도 정확히 얼마나 많은 임직원이 자신의 요청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금융위기 직후인 작년 10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정부로부터 100억유로 상당의 유동성 지원을 받은 ING가 수천 명의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사실이 이달 초 알려지자 부터 보스 재무장관이 유감을 표시하는 등 여론이 악화했다.

보스 장관은 "현 상황에서 '은행'과 '성과급'이라는 단어를 한 문장 속에 사용하는 것은 곤란하다.

ING는 사회의 요구에 스스로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ING는 목표한 성과를 달성했을 경우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기존의 계약에 따른 것으로 정부의 유동성 지원과 연계할 수 없다고 반박했지만 CEO의 성과급 포기 압박은 결국 들끓는 여론에 무릎을 꿇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보스 재무장관은 23일 의회(하원)에 서한을 보내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지원을 받은 금융회사는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성과급 상한선을 두는 등 강력한 입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브뤼셀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