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재무구조 개선엔 시간 걸려"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대기업들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모두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기업실적이 올해 상반기를 바닥으로 회복되겠지만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 수익성 소폭 하락…반도체업종은 대폭 악화 =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발표된 유가증권시장 내 12월 결산법인 중 시가총액 상위 100대 대기업(금융회사와 공공적 성격의 기업 제외)의 2008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23%로 집계됐다.

1천원어치의 상품을 팔아서 72원의 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2007년의 7.92%에 비해 0.69%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특히 시총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5.67%로, 전년도의 9.41%에 비해 3.74%포인트나 낮아졌으며, 하이닉스반도체는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영업손이 발생하는 등 한동안 한국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반도체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삼성전자는 2004년 영업이익률이 20.85%나 됐으나 2005년과 2006년 14.03% 과 11.76%로 밀리더니 2007년 한자릿수로 내려앉았고, 하이닉스반도체는 2004년 31.48%나 됐으나 2005년과 2006년 24.86%와 24.74%, 2007년 3.05%로 대폭 떨어지는 등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내수경기와 신흥시장이 살아나면서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하반기 들어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해 영업이익률 개선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했다.

◇ 재무건전성도 `빨간불'…부채비율 100% 육박 =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도 대폭 높아졌다.

지난해 이들 기업의 부채비율은 99.96%를 기록해 100%에 육박했다.

작년 부채비율은 82.31%였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타인자본 의존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기업의 부채는 자기자본 이하가 바람직한 만큼 부채비율은 100% 이하가 이상적이다.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삼성중공업으로 1천22%나 됐으며 전년도보다 538%포인트나 높아졌다.

대우조선해양(671%), 아시아나항공(662%), 대한항공(462%), 현대중공업(351%) 등도 전년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조선업체들은 선수금 문제로, 항공사들은 원ㆍ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해 환산손실이 많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로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하나대투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경제지표로 보면 경기가 사실상 작년 초부터 하강 국면으로 진입했으며, 하반기부터는 금융위기로 인한 자금난까지 겹쳐 기업들의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실적은 올해 상반기를 바닥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띨 것으로 보지만, 재무구조의 회복이 가시화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이웅 기자 nadoo1@yna.co.kr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