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대우 등 한때 한국을 대표하던 세 그룹이 이달 창립일을 맞은 가운데 이를 기념하는 데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오는 22일 창립 71주년을 맞는 삼성은 이틀 앞선 20일 조촐한 행사를 갖고 임직원들에게 근속상 등을 시상한다.

예년에는 창립일에 휴무했으나 올해는 22일이 일요일이어서 별도의 휴무없이 기념 행사만 앞당겨 갖기로 했다.

삼성은 그동안 모기업인 물산의 창립일을 그룹 창립일로 삼아 때로 큰 창립 기념행사를 갖기도 했으나 올해는 그룹 차원의 행사가 전혀 없다.

'특검 사태' 여파로 이건희 전 회장이 현직에서 물러나고 전략기획실이 해체되는 등 공식적으로 그룹 조직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삼성물산의 창립 기념일은 전적으로 이 회사의 내부 행사로만 치러진다.

LG그룹은 오는 27일 창립 62주년을 맞으나 특별한 행사없이 휴무만 한다.

LG는 매년 창립일에 특별한 기념행사를 하지 않았으며, 이 관례에 따라 창립 60주년이었던 2007년에도 별도의 기념식을 갖지 않았다.

LG는 2007년 당시 연초 시무식 때 그간의 성과를 기반으로 100년을 넘어서는 위대한 기업으로 발전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으로 60주년을 기렸다.

'IMF 사태'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과다 채무와 부실로 무너진 옛 대우그룹은 오는 22일 창립일을 맞는다.

대우의 전직 임원 모임인 '우인회'는 20일 저녁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대우 출범 42주년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우인회는 그룹 해체 후 매년 3월 그룹 출범 기념행사를 열었으며 올해는 김우중 전 대우회장이 1999년 워크아웃 판정과 함께 그룹이 해체된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