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강서구 화곡4동에서 '우리해물찜'이란 상호로 해물찜 · 탕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태경(45)입니다. 점포는 목동 홍익병원 사거리 SK주유소 뒤편 건물 1층에 있습니다. 목동사거리에 형성된 '먹자 골목' 끝자락에 위치한 셈입니다. 면적은 66.6㎡(20평형) 규모로 4인석 좌식 테이블 10개를 두고 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PC스피커 제조업을 하다가 외환위기 이후 저가 중국산이 대거 수입되면서 사업을 접었습니다. 이후 8년간 개인 화물업에 종사하다 아내가 식당 일을 한 경험이 있어 지난해 3월 현재 점포를 인수했습니다. 창업 비용으로 보증금 2000만원과 권리금 1800만원,초기 시설비 2300만원 등 6000여만원이 들었습니다. 임대료는 95만원입니다.

당초 곱창 전문점을 창업하려고 했으나 자금이 부족하고 기존 시설을 활용할 방안을 찾다 보니 해물찜 · 탕 전문점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주력 메뉴인 해물찜 · 탕 판매가 부진하자 매출을 올리기 위해 점심시간대에 주변 전통시장 등에 식사 메뉴를 배달하는 데 치중하게 됐습니다.

배달 손님들의 요구를 반영해 메뉴를 늘리다 보니 식사 메뉴가 갈비탕 내장탕 제육볶음 등 10여 가지나 됩니다. 그나마 지난해 7월부터 인근 유흥업소들이 음식점으로 대거 바뀌면서 배달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월 매출은 1000만원 미만으로 부진합니다. 원가 비중이 40%에 달하고 해산물 가격도 오르는 추세입니다. 수익성이 악화돼 주방장과 종업원을 내보내고 현재 아내와 함께 둘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각종 경비와 임대료 등을 빼면 부부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듭니다. 어떻게 해야 매출을 늘릴 수 있을까요.



● 상권확대경‥10~20대 초잔과 중장년층 고객 많아

의뢰인의 점포는 지리적으로 목동역과 목동사거리 중간 지점인 홍익병원 사거리에 있습니다. 홍익병원 사거리를 기준으로 목동사거리 방향으로 가는 초입에 있기 때문에 목동사거리 상권에 속합니다. 목동역 상권과 목동사거리 상권은 바로 인접해 있지만 특성은 전혀 다릅니다.

오피스 빌딩이 많은 목동역 상권은 주 소비층이 2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인 데 반해 목동사거리 상권은 10~20대 초반과 이들의 부모 세대라 할 수 있는 40대 중반~50대 초반입니다. 상주 인구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10대가 15.1%,20대가 15.9%로 전국 평균에 비해 각각 1.3%포인트와 1.5%포인트 높습니다. 40대는 18.5%,50대는 12.5%로 역시 전국 평균보다 각각 1.6%포인트와 0.6%포인트 높습니다. 따라서 10~20대 초반을 대상으로 회전율이 빠르고 가격이 저렴한 분식류의 음식점과 중 · 저가 삼겹살,부속구이 전문점,퓨전 주점 등이 많습니다. 또 40대 중반 이상 중 · 장년층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감자탕 전문점과 버섯요리 전문점,생고기 전문점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반면 목동역 상권은 실질 구매력이 높은 20대 중반~40대 초반을 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외식업의 경우 판매가가 높고 손님 접대용이나 직장인 회식,가족 외식 등에 맞는 업종이 강세를 보입니다.

목동사거리는 음식점들이 조밀하게 몰려 있는 이른바 '먹자 골목'이 많습니다. 외식업 비중이 47%에 달하고 음식점당 인구 수가 16명으로 전국 평균(80명)보다 훨씬 적습니다. 상권에 거주하는 배후 세대뿐 아니라 외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많이 확보해야 경쟁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 해물요리전문점 성공 TIP 좋은 고춧가루로 깊은맛 내야…주부층 단골고객 확보 중요

-신선한 해산물과 좋은 고춧가루로 깊이 있는 맛을 내야 합니다. 해물찜의 경우 단순히 맵게만 맛을 내기보다는 깊은 맛이 어우러져야 합니다. 오랫동안 매운 맛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좋은 고춧가루를 사용해야 합니다. 감칠맛 나게 하는 첨가제는 적게 쓰는 게 좋습니다. 최근에는 해산물의 색감과 식감을 살리기 위해 해물찜에 넣는 전분의 양을 줄이는 추세입니다.

-입지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해물 요리는 일반적인 식사 메뉴나 고기 요리에 비해 손님들이 찾는 주기가 긴 편입니다. 따라서 같은 업종의 점포들이 몰려 있어 해물찜을 좋아하는 고객들이 멀리서도 찾아오는 상권을 택하거나 배후 세대가 충분하면서 독점적인 영업이 가능한 상권을 택하는 게 좋습니다. 초보자의 경우 경쟁이 치열한 상권에서는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후자가 바람직합니다.

-주부층 단골 고객을 많이 확보해야 합니다. 주택가 상권의 경우 해물찜 · 탕 전문점의 핵심 고객은 주부층과 가족 단위 손님입니다. 주부들은 검증된 음식점을 찾는 소비 특성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만족도를 확인한 후 방문을 결정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주부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잘 짜야 합니다.

-찜,탕,볶음류 중에서 한 가지를 전문화하는 게 좋습니다. 경쟁 업소나 상권의 고객 성향을 감안해 한 부문에 집중해야 메뉴 경쟁력이 높아지고 원가도 절감됩니다. 경기 안산의 '낙지마당'은 볶음류,서울 마포의 '아소정'은 찜류를 전문화해 성공한 사례입니다.

-사이드 메뉴와 차별화된 식사 메뉴가 필요합니다. 해물 요리는 고객이 주문하고 메인 요리가 나오는 대기 시간이 다소 길다는 게 단점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에피타이저에 해당하는 사이드 메뉴를 준비해야 합니다. 냉채나 따뜻한 해물 육수,포만감이 적은 샐러드류 등이 좋습니다.

A. 점심식사 메뉴를 줄이고 해물요리 메뉴를 강화해 해물찜 · 탕 전문점의 특성을 부각시켜야 합니다. 의뢰인의 점포가 속한 상권은 배달을 병행하는 식사 위주의 음식점과 고기 전문점들은 포화 상태인 데 비해 해물 요리점은 의외로 적습니다.

개업한 지 1년이 채 안 된 점포로서 비슷한 메뉴로 경쟁업소들을 뒤따라가기보다는 차별화된 맛과 메뉴,서비스를 앞세워 해물 요리점으로 특화시킨다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우선 고깃집에나 어울릴 만한 육개장 갈비탕 뚝배기불고기 내장탕 삼계탕 우거지탕 등의 식사 메뉴는 정리하는 게 좋습니다. 식사 메뉴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순두부는 해물 순두부로,돌솥비빔밥은 해물 돌솥비빔밥으로 바꾸면 됩니다.

현재처럼 한식당인지 해물 요리점인지 헷갈리는 메뉴 구성은 고객들에게 혼란을 줄 뿐 아니라 식자재 관리나 주방 효율성 면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저녁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대표 메뉴인 해물찜 · 탕 요리에 주력해야 합니다. 의뢰인이 매일 새벽같이 강서수산시장에 가서 신선한 해산물을 구해 옵니다. 싱싱한 재료로 만드는 메인 요리에 사이드 메뉴와 상차림을 개선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습니다.

현재처럼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감자채와 전,꼬막,겉절이 등 5~6가지 반찬을 내놓는 방식은 문제가 있습니다. 해물찜이 나오기 전까지 반찬들을 먹다 보면 메인 요리 맛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습니다. 신맛을 내는 동치미나 깔끔한 해물수제비 등을 먼저 제공해 입맛을 돋워 주고 메인 요리와 함께 반찬 수를 줄여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대 · 중 · 소로 구분된 메인 요리를 '중'(2~3인분)과 '대'(3~4인분)로 이원화시키고 가격은 현재의 소 · 중 가격으로 책정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메뉴 개편이 끝나면 주류회사가 만들어 준 벽면 메뉴판을 음식 사진을 사용한 메뉴판으로 바꾸고 점포 인수 전부터 사용한 대나무색 벽지를 흰색이나 아이보리색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모퉁이 점포의 특성을 살려 개방성을 높여야 합니다. 유리창에 있는 부착물들을 정리해 외부에서 쉽게 매장 안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위해 주방 일을 도맡아하는 부인과 홀 서빙을 담당하는 의뢰인의 역할을 바꾸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해물찜은 여성이 조리하기에 힘에 부칩니다. 다대기나 소스,조리법 등을 매뉴얼화해 영업 준비는 부부가 함께 하고 영업시간에는 의뢰인이 주방 일을 해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또 말수가 적고 차분한 성격의 의뢰인보다는 외향적인 성격의 부인이 홀 서빙을 맡으면 전체적으로 매장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점심과 저녁 사이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도 벌여야 합니다. 개업 1주년 기념 할인 이벤트 등을 통해 점포의 변화를 고객들에게 알리고 인근 사무실이나 빌딩 등을 직접 방문해 전단을 배포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특히 인근에 있는 화곡 유통상가에 할인 쿠폰이 붙어 있는 전단을 돌리는 등 저녁 손님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매장 위치를 알리고 메뉴 안내와 매장 이미지를 소개하는 온라인 마케팅도 병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 도와주신분들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대표
박민구 맛깔컨설팅소장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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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외식 · 서비스 · 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고민을 알려 주시면 경영진단 컨설턴트,상권 분석가,음식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 컨설턴트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 접수는 한경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02)2264-2334)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