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보유 유가증권의 가격 하락으로 입은 평가손실을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를 깎아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금융사들이 보유 유가증권 평가손 때문에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져 대출을 꺼리는 걸 막기 위해 우회적인 지원에 나선 것이다. 기업들도 결산 때 보유 유가증권 평가손에 따른 실적 악화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일본 정부와 여당인 자민당은 이 같은 내용의 '금융 · 증권시장 추가 대책'을 마련해 내주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책엔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 시장가격이 매입가격(장부가격)보다 50% 이상 떨어진 경우 평가손실분을 비용(손금)으로 처리하기 쉽도록 해 법인세를 경감해 주는 내용을 담게 된다.

현재는 비용 처리를 하려면 '가까운 장래에 주가가 회복될 전망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때문에 비용으로 처리했다가 나중에 주가가 올라 세무당국으로부터 부적절한 회계 처리를 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어 비용 처리를 꺼리는 기업들이 많다.

하지만 앞으로는 아무런 조건 없이 모든 기업이 평가손을 비용으로 회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 조치는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결산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