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와의 합병에 대해 정부 승인이 떨어졌지만 KT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합병절차 중 하나인 주식매수청구 신청을 앞두고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마감된 KT의 주식가격은 3만 8천600원, KTF는 2만 7천400원이다.

지난 1월 합병 발표 직후 주가가 4만 4천 원, 3만 100원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20% 정도 떨어진 셈이다.

KT의 경우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위해 주식을 사주는 매수청구가격(3만 8천535원)에 거의 근접했고 KTF는 매수청구가격(2만 9천284원)을 이미 밑돌고 있다.

문제는 현재 주가 흐름이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반적인 주식시장이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KT와 KTF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합병 약발'이 떨어진데다 내수침체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수출주보다 내수주가 주목을 받지 못하는 탓이다.

매수청구에 대비, KT는 1조 원, KTF는 7천억 원을 매수청구 한도로 설정하고 이를 초과해 매수청구가 몰리면 합병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합병 효과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데다 증권가의 목표가와 현 주가의 격차가 커 매수청구 요청이 예상치를 벗어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오는 27일 매수청구 기일을 앞둔 KT 입장에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매수청구기간은 4월 16일까지다.

KT는 지난달 말 이석채 사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5천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고 당기순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힌 이후 지난 10일부터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17일까지 800억 원을 들여 200만 주를 매입했고 앞으로도 주가 하락 기미가 보이면 매입 소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 주주를 비롯해 연·기금 등 국내 대주주들을 상대로 매수청구요청 및 매도 자제를 요청하는 설득작업도 계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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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관계자는 "승인이라는 큰 고비를 넘겼지만, 주가 흐름이 최대 과제"라면서 "주가가 합병의 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요즘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매 시간 시황을 체크해 임원들에게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현재 KT의 전체 주식 수는 2억 7천350만 주이며 이중 KT 자사주와 씨티은행의 ADR(미국예탁증권)을 제외하면 주식매수청구 대상이 되는 물량은 1억 1천420만 주 가량이다.

KT는 이중 최대 주식매수청구물량을 2천590만 주까지 책정해 놓은 상태다.

KTF는 전체 1억 9천만 주 가운데 6천50만 주가 매수청구대상인데 최대 청구물량을 2천390만 주가량으로 잡아놨다.

KT.KTF 주식의 매수청구 자격은 지난 5일 이전에 주식을 사들여 주식매수 청구신청을 받는 3월27일까지 계속 보유한 주주에 한한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yks@yna.co.kr